한국일보

한국 여자축구, 월드컵 본선 진출

2018-04-1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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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에 5-0…내년 프랑스월드컵 막차 티켓 따내

▶ 북한, 호주, 일본 등 첩첩산중 통과해 얻어낸 성과

한국 여자 축구 대표팀이 처음으로 2회 연속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게 됐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6일 요르단 암만의 암만 인터내셔널 스테디엄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5~6위 결정전에서 필리핀을 5-0으로 완파하고 5위를 차지하며 내년 프랑스 월드컵 본선티켓을 따냈다. 한국은 조별리그 3경기를 포함, 이번 대회 4경기를 9득점 무실점으로 마쳤지만 조별리그에서 골득실과 다득점으로 호주와 일본에 밀려 4강 진출에 실패하고 월드컵 본선티켓을 얻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한국의 여자 월드컵 본선 진출은 2003년 미국 월드컵, 2015년 캐나다 월드컵에 이어 이번이 단 세 번째다. 2015년 대회 당시 사상 첫 본선 승리와 16강 진출을 지휘했던 윤덕여 감독은 사상 첫 2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도 일궈냈다. 프랑스 월드컵은 내년 6월 파리, 리옹 등 9개 도시에서 열린다.


FIFA 랭킹 16위인 한국은 본선까지 오는 과정에서 첩첩산중을 통과해야 했다. 지난해 4월 평양에서 개최된 아시안컵 예선에서 한국은 강호 북한과 한 조에 묶이는 불운으로 인해 월드컵 본선티켓이 걸린 아시안컵 본선 진출도 힘들어보였으나 기적적으로 골득실로 북한을 누르고 조 1위를 차지해 본선에 오르는 기적을 일궈냈다. 이어 이번 아시안컵 본선에선 대회 최강의 두 팀인 호주, 일본과 같은 조에 묶여 불운한 대진운이 되풀이됐고 이들을 상대로 무실점 무승부 경기를 하고도 다득점에서 한 골이 모자라 조 3위로 본선행 막차티켓이 걸린 벼랑 끝 매치를 치러야 했다.

그나마 이날 벼랑 끝 매치 상대인 B조 3위 필리핀은 FIFA랭킹 72위로 한국보다 한 수 아래의 팀이어서 마지막엔 여유있게 웃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 경기도 쉽지만은 않았다. 공격수 정설빈이 왼팔 부상으로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들것에 실려 나오면서 최유리가 대신 들어갔다. 원치 않게 교체 카드를 한 장 쓴 한국은 일방적인 경기를 펼치면서도 필리핀의 밀집 수비에 좀처럼 골이 터지지 않아 애를 태우다 전반 34분에야 첫 골을 뽑았다. 이날 수비수로 나선 장슬기가 필리핀 수비진이 걷어낸 공을 잡아낸 후 수비수를 제치고 오른발 슈팅으로 필리핀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어 전반 추가시간에 이민아가 지소연의 패스를 가슴 트래핑 후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 추가골을 뽑아냈다. 후반 11분 임선주가 또 한 골을 보탠 뒤 20분과 39분 캡틴 조소현이 두 골을 보태 대승을 마무리지었다.

경기 후 윤덕여 감독은 “(조 2위 안에 들어)4강에 갔으면 좋았겠지만, 미련은 없다”며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잘 싸웠다”라고 자평했다. 이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점에 섰다”라며 “이번 대회를 통해 드러난 문제점과 부족한 점을 보완해 월드컵을 준비하겠다. 철저한 준비로 프랑스 월드컵에서 좋은 결과를 거두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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