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황희찬 골’, 잘츠부르크 역사를 바꿨다

2018-04-13 (금)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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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부의 저울추 옮겨놓은‘천금골’로 대회 첫 4강행 견인

▶ 라치오에 4-1… 1차전 2-4 패배 뒤집고 합계 6-5 역전승


황희찬(22)이 4강행 티켓의 주인을 바꿔놓는 결정적인 골을 터뜨린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가 극적 역전 드라마를 연출하며 2017-18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 팀 창단 후 처음으로 4강에 진출했다.

잘츠부르크는 12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레드불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8강 2차전 홈경기에서 라치오(이탈리아)에 후반 초반 선제골을 내주고도 이후 4골을 몰아쳐 4-1 대승을 거뒀다. 원정 1차전에서 2-4로 패했던 잘츠부르크는 이로써 두 경기 합계 6-5로 라치오를 따돌리는 대역전극을 완성하며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유로파리그 4강에 올랐다.

시리즈 1차전에 경고 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했던 황희찬은 이날 선발로 출장, 79분을 뛰며 팀이 2-1로 앞선 후반 29분 승부의 저울추를 잘츠부르크 쪽으로 옮겨놓는 천금 같은 골을 터뜨렸다. 1, 2차전 합계 4-5로 뒤진 상황에서 터진 황희찬의 골은 두 경기 합계 5-5 동점을 만들었다. 이미 타이브레이커인 원정골에서 2-1로 앞서있던 잘츠부르크에게는 뒤져있던 경기에서 팀을 4강으로 올려놓은 사실상의 결승골이었다. 잘츠부르크는 이후 1골을 추가해 합계 6-5로 승리했지만 설사 그 마지막 골이 터지지 않았더라도 황희찬의 골로 인해 4강 티켓은 잘츠부르크의 것이었다.


황희찬의 득점은 지난달 1일 오스트리아컵 8강 SK 아수트리아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린 후 44일 만으로 시즌 12호골이다.

황희찬은 무나스 다부르와 투톱으로 출전했다. 양 팀이 전반을 득점 없이 마친 가운데 라치오는 후반 10분 치로 임모빌레의 선제골을 기선을 잡았다. 이 골로 라치오의 리드는 두 경기 합계 5-2로 벌어졌고 4강 티켓은 사실상 라치오의 손으로 넘어간 듯 했다.
하지만 잘츠부르크는 바로 1분 뒤인 후반 11분 다부르의 골로 합계 3-5를 만들며 추격의 희망을 살려낸 뒤 후반 27분 아마두 하이다라가 중거리슛으로 또 한 골을 보태 4-5로 턱밑까지 추격했다. 이미 원정골 리드를 쥐고 있던 상황에서 잘츠부르크는 이후 실점없이 한 골만 보태면 승부를 뒤집는 상황이 됐다.

여기서 황희찬은 승패의 저울추를 움직인 천금의 결승골을 뽑아냈다. 해프라인에서 수비수 듀에 칼레타-카의 볼을 잡은 순간 황희찬은 상대 진영 왼쪽에서 순간적으로 오프사이드 트랩을 허물고 페널티박스 오른쪽을 향해 질주했고 칼레타-카의 롱 패스를 받아 논스탑 오른발 슛으로 골네트를 흔들었다. 이 골로 합계 스코어는 5-5가 됐지만 원정골에서 잘츠부르크가 2-1로 앞서 있어 사실상 역전 결승골이었다.

홈 팬들의 열광적인 환호 속에 더욱 기세를 올린 잘츠부르크는 후반 31분 스테판 라이너가 헤딩으로 한 골을 더 넣으면서 확실하게 승기를 굳혔고 이후 라치오의 추격을 실점없이 막아 구단 역사상 첫 유럽무대 4강 진출의 역사를 썼다.

한편 아스날(잉글랜드)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 올림피크 마르세유(프랑스)도 4강에 합류했다. 아스날은 8강 2차전 원정경기에서 CSKA모스크바(러시아)와 2-2로 비겼지만 1차전 4-1 승리에 힘입어 1, 2차전 합계 6-3으로 여유 있게 4강에 진출했다. 아스날의 유로파리그 4강 진출은 1999-2000시즌 후 18년 만이다.

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2차전에서 스포르팅(포르투갈)에 0-1로 패했지만 1차전 2-0 승리를 앞세워 8강 관문을 통과했고 마르세유도 1차전에서 라이프치히(독일)에 0-1로 졌지만 2차전 4-2 승리로 4강행에 성공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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