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제대로 씻고 예방접종… 감염병, 기본만 지키면 막는다
2018-04-10 (화)
김경미 기자
▶ 미취학 아동·초등학교 저학년생, 볼거리·수두 등 4~6월 급증
▶ 손 씻기·기침 예절 등 준수하고, 만 12세 이하 어린이에 무료
새 학기가 시작되는 봄에는 학교도 어린이집도 여느 때보다 활기찬 기운이 넘친다. 하지만 이맘때쯤 아이들에게 찾아오는 불청객도 있다. 바로 수두, 볼거리(유행성이하선염), 독감 등의 감염병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들 질환은 매년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부터 조금씩 증가해 4~6월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모두 전염성이 강한 편에 속하지만 초기 증상이 미열이나 피로감 등으로 나타나 감기로 착각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 집단생활을 하는 학교·어린이집의 특성상 자칫 방심하다가는 교우 전체에 대한 감염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모두가 건강한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아이는 물론 학부모들의 관심과 협조가 필수적이다.
◇아직 위험한 독감… 수두·볼거리 유행에도 대비해야=지난 겨울 기승을 부린 독감(인플루엔자)은 올봄까지 기세가 등등하다. 인플루엔자 의심 환자 수는 2018년 첫 주 외래환자 1,000명당 72.1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이달 중순에는 1,000명당 9.8명까지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환자 수(1,000명당 6.6명)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치다. 또 지난겨울에는 유독 B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로 인한 독감 환자가 급증했는데 통상 B형 독감이 4~5월까지 유행해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독감에 걸리면 38℃ 이상의 갑작스러운 발열과 더불어 기침 또는 인후통 등이 나타난다. 보건당국은 만약 아이가 독감에 걸렸다면 학교·어린이집 등 집단 내 전파를 방지하기 위해 당분간 등원·등교하지 않는 것을 권한다.
수두는 주로 10세 미만 영유아에게서 발생하고 매년 봄철(4~6월)에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에는 발병 환자의 91.4%가 0~12세 소아였다. 수두는 전염성이 매우 강한 급성 감염병으로 환자의 타액이나 피부 수포 등에 직접 닿는 것은 물론 침방울(비말)이나 콧물 등의 호흡기 분비물에 의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증상은 미열을 시작으로 온몸에 다양한 형태의 발진(반점·수포 등)이 나타나며 식욕부진이나 두통 등도 동반된다. 전염성이 강한 만큼 의심증상이 나타나면 곧바로 전문의의 진료를 받고 모든 수포의 딱지가 가라앉을 때까지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을 최대한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유행성이하선염은 흔히 볼거리라고 불리며 수두처럼 환자의 침방울이나 콧물 등을 통한 공기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 지난 5년간의 발생 동향을 살펴보면 중고등학생의 비중은 줄고 미취학 아동 및 초등학교 저학년의 발생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다. 질환에 걸리면 귀밑 부분에 있는 침샘(이하선) 부위가 빨갛게 붓고 미열과 함께 일주일가량 통증을 겪을 수 있지만 환자의 20% 정도는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도 한다. 역시 감염성이 강한 질환인 만큼 증상 발생 후 5일까지는 등교·등원을 삼가는 편이 좋다.
◇손 씻기·기침예절 등 개인위생관리와 예방접종 신경써야=보건당국은 감염병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손 씻기나 기침 예절 준수 등 개인위생 수칙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또 세균성이질이나 장티푸스 등 오염된 물로 전달되는 수인성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안전한 물을 마시고 익힌 음식을 먹는 등 식습관에 주의할 것도 당부한다. 무엇보다 백신의 효능이 입증된 질병에 대해서는 예방접종이 필수다. 예컨대 수두와 유행성이하선염의 경우 이미 효과가 검증된 백신이 국가예방접종 항목에 포함돼 만 12세 이하는 가까운 보건소나 의료기관에서 무료로 접종할 수 있다. 수두 예방 백신은 생후 12~15개월 무렵 1회 접종하도록 권장하며 수두를 앓은 적이 없거나 전에 접종한 적 없는 13세 이상은 최소 4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하면 된다. 유행선이하선염도 홍역·풍진을 함께 예방하는 혼합백신 MMR를 생후 12~15개월에 1차 접종하고 만 4~6세에 2차 접종하면 예방할 수 있다.
일부에서는 백신의 효능과 안전성, 각종 부작용 등을 언급하며 백신 무용론을 주장하기도 하지만 대다수의 전문가는 “백신만큼 효과적인 예방 수단은 없다”고 단언한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백신 접종이 발열·경련 등의 부작용을 일으키는 경우도 분명 있지만 생명을 위협하는 극심한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은 수백만 건 중 한 건 정도로 아주 드물다”며 “백신을 피하다 감염병에 걸리는 것이 훨씬 위험한 행동이며 수두 등 전염력이 강한 질병의 경우 소수의 미접종자가 다수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필수 접종은 반드시 완료하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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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