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버의 자율주행차가 자동 주행을 하다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한 애리조나주 템피의 사고 현장에서 경찰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AP]
세계 최대 차량공유 업체 우버의 자율주행차가 19일 보행자를 치여 숨지게 하는 사고를 냈다.
이는 자율주행차 시험운행과 관련된 첫 보행자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관련 업계와 학계, 시민단체에서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 안전성에 관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LA타임스 등에 따르면 애리조나주 템피에서 운전석에 운전자가 앉은 상태에서 자율주행 모드로 운행하던 우버 차량이 지난 18일 밤 10시께 템피 시내 커리 로드와 밀 애버뉴 교차로에서 길을 건너던 여성 보행자 엘레인 허츠버그(49)를 치었다.
자율주행차는 커리 로드 북쪽 방향으로 진행 중이었고 보행자는 서쪽 편에서 횡단보도 바깥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고 현지 경찰은 밝혔다. 차에 치인 허츠버그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사고가 발생하자 우버 측은 애리조나주 피닉스·템피 지역과 샌프란시스코, 피츠버그, 토론토 등 북미 지역에서 진행하던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에서는 보행자가 횡단보도 바깥 쪽으로 건너고 있었던 상황이어서 자율주행 모드에서 차량이 보행자 주의가 필요한 구역이 아닌 것으로 인식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자율주행차에 의한 첫 보행자 사망 사고로 안전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이 전했다.
듀크대학의 로보틱스 전문가 미시 커밍스는 워싱턴포스트에 “운전자 없는 차량 운행 기술의 급속한 전환은 위험하다. 컴퓨터 버전의 자율주행 모드는 익숙하지 않은 운행 환경에서 매우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커밍스는 “연방 차원의 기준이 필요하다.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자율주행차 운행에 관한 분명한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연방 교통당국은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이 허용된 주에서는 자발적인 안전 보고서만 제출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언론은 지적했다.
보행자 사망 사고로 인해 향후 법적 책임 문제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단체인 컨슈머 워치독의 존 심슨 국장은 USA투데이에 “자율주행차의 안전성이 완전히 입증될 때까지 모든 공공도로에서 테스트를 중단해야 한다. 이런 비극이 재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고 때문에 새로운 기술의 발전을 막아서는 곤란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미래에너지 관련 단체의 자율주행차 전문가 로비 다이아몬드는 “자율주행차는 여전히 교통사고 사망자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며 “연방기관이 조사해 정책 결정자들이 안전하게 테스팅 조건을 갖출 수 있도록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