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캡슐형 세제를 캔디로 알고 먹는 ‘유아 사고’ 빈발

2018-02-28 (수) 12:00:00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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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세 미만 어린이 사고, 지난해도 1만건 넘어

▶ 입·장기 치명적 위험

세 살짜리 아들은 둔 한인 김모씨는 최근 아이가 방에서 혼자 무언가를 가지고 노는 모습을 보고 기겁을 했다. 아이가 입으로 빠는 것이 사탕인줄 알았는데 유심히 확인해보니 세탁을 할 때 쓰이는 캡슐형 세제 제품이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너무 놀란 나머지 아이를 데리고 급하게 응급실로 가서 검사를 해 보니 다행히 삼키지는 않았더라”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세척력과 편리함 때문에 한인을 포함해 미국내 가정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캡슐형 세제와 관련된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캡슐형 세제가 사탕이나 젤리의 외관과 유사해 어린 아이들이 종종 삼키는 안전사고가 발생하고 있어 유아를 둔 가정들은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미 독극물통제센터협회(AAPCC)에 따르면 지난해 5세 미만의 아이들이 실수로 캡슐형 세탁세제를 먹어 사고가 난 사례가 총 1만570건 접수됐다. 이는 2016년 1만1,545건, 2015년 1만2,616건에 비해서는 줄어들었지만 연간 관련사고가 여전히 1만건 이상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어린 아이들 뿐 아니라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캡슐형 세제를 입에 넣는 모습을 찍어 유튜브 등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것이 놀이처럼 번져나가면서 이 과정에서 잘못해 세제를 삼키는 등의 사고가 끊이지를 않고 있어 캡슐형 세제 관련 안전사고는 비단 어린 아이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소비자 전문지인 컨슈머리포츠에 따르면 캡슐형 세탁세제들은 입과 소화기관을 태울 수 있는 에탄올과 과산화수소 등이 포함되어 있다.

3세 미만의 아이들이 깨물어 터트려 기도를 통해 흘러들어 갈 경우 위장장애와 호흡기 질환 등을 일으킬 수 있으며, 세제 성분이 혈액과 장기에 유입될 경우 치명적이다.

세제 제조업체 타이드의 모기업 프록터 앤 갬블은 성명을 통해 “캡슐형 세탁세제를 의도적으로 부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세제는 세탁물을 깨끗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든 장난을 쳐서는 안 된다. 가정용 청소 제품도 올바르게 사용하고 안전하게 보관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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