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30년 기다리며 준비해 온 정치의 꿈”

2018-02-19 (월)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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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요 인터뷰] 조세형평국 3지구 위원 출마 벤 박 후보

▶ LA시 커미셔너·주의원 보좌관 등, 정치 입문 위한 커뮤니티 활동 앞장

“30년 기다리며 준비해 온 정치의 꿈”

캘리포니아 조세형평국 제3지구 선거에 출마한 벤 박 후보가 차세대 정치력 신장의 중요성과 함께 자신의 정치 신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정치력 신장을 위해서는 한인사회의 관심과 참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오랜 기다림과 인내가 필요했다. 정확히 30년이다. 1998년부터 정치인의 꿈을 꾸고 비즈니스 리더로 한인 보좌관으로 경험을 쌓으며 정치에 입문하기 위한 첫 발을 내딛기 위해 꼬박 30년이라는 시간을 기다렸다. 기다림과 인내의 시간을 거쳐 오는 6월5일 캘리포니아 조세형평국(Board of Equalization) 위원 3지구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벤 박 후보가 한인사회의 관심과 지지를 부탁하며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LAPD 예비역 경찰관, LA시 저소득층 주택위원회 커미셔너, 케빈 드 레온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장 한인 보좌관 등 커뮤니티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벤 박 후보는 LA시 전역을 포함해 북쪽으로는 벤추라 카운티, 남쪽으로는 LA 카운티 놀웍까지 남가주의 상당수 지역에 걸친 조세형평국 제3지구 위원으로 정계 입문의 담대한 도전에 나선다 시의원과 연방직보다 지역구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조세형평국 위원에 출마한다는 벤 박 후보는 “조세형평국은 캘리포니아주에만 존재하는 세금 중재기관으로 납세자들의 권리 보호·세금 징수·분쟁 중재 등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나 한인들에게는 친숙하지 않은 기관”이라며 “세금 문제에 민감한 한인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2018년 한인 정치력 신장의 시동을 걸 벤 박 후보를 만나 당선 전략과 비전을 들어봤다. 다음은 벤 박 후보와 일문일답.

-한인들에게 낯이 익지만 잘 알려진 후보는 아니다


▲그런가. 다들 신문이나 방송에서 얼굴을 많이 봤는데 누군지 잘 모르는 것 같다. 실제로 한인 커뮤니티에서 활동한지는 오래되지 않았다. 어린 시절을 남미에서 보냈고 고등학교 때 미국으로 이민을 와 줄곧 버뱅크와 노스리지에서 살았다. 한인타운에서는 케빈 드 레온 주 상원의장 한인 보좌관으로 일하기 시작하면서 알려진 것 같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커뮤니티와 더욱 친숙하고 활발하게 소통하고 싶다.

-안정적인 삶 대신 정치인이라는 힘든 길을 선택한 이유는

▲보이지는 않지만 미국 사회내 이민자에 대한 차별이 심하다. 고등학교 때도 그랬고 일을 하면서도 많이 느꼈다. 특히 비즈니스를 하면서 라이선스 등 퍼밋을 받는 과정에서 주류 정치인들과의 관계, 그리고 이들에게 도움을 받아야 진행하는 사업이 원만하게 풀리는 등 정치적 영향력에 대해 많이 느꼈다.

이러한 경험과 차별 속에서 단 한 가지 느낀 점은 힘이 있다면 소수도 힘을 합친다면 강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유태인처럼 주류사회에 많은 인사들을 배출하거나 연방이나 주, 그리고 시 등 주류사회에 많은 한인들이 진출한다면 그만큼 한인들의 목소리가 정책에 많이 반영될 것으로 확신한다.

-출마한 결정한 이유는

▲조세형평국은 캘리포니아에만 있는 기관으로, 납세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동시에 판매세를 징수하고 세금 관련 분쟁이 있을 때 이를 중재하는 역할을 맡아와 캘리포니아의 세금 법정이라고도 불려왔다.

주 전역에서 5명의 선출직 위원이 조세형평국과 캘리포니아에 징수되는 연간 600억 달러의 판매세 등 세금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지금 출마하는 제3지구는 미셸 박 스틸 현 오렌지카운티 수퍼바이저가 위원으로 있었기 때문에 한인들도 친숙할 것이다.

정치라고 하면 남의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세금이라는 이슈는 누구나 공감하고 한인들 상당수가 자영업에 종사하고 있는 만큼 세금 문제로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꼭 힘이 되고 싶어 출마를 결정했다.

-조세형평 위원 다음으로는 어떤 계획은 있나

▲정치인으로 첫 걸음이다. 열심히 하고 싶다는 욕심밖에는 없다. 그리고 조세형평 위원 임기가 재선에 성공하면 총 8년이다. 일단 6월 예비선거와 11월 본선거까지 잘 치른 뒤 당선된 후 맡은바 임무와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목표다.

-6월 예비선거까지 전략은

▲지역구 행사에 가능한 많이 참석하고 우편으로 유권자들에게 소개하고 지지를 부탁하는 캠페인을 펼칠 예정이다. 물론 선거를 잘 치르기 위한 후원금도 중요하지만 일단 많은 분들에게 벤 박 후보가 누구이고 어떠한 정치적 신념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알리는 것이 급선무이다.

-어떠한 후보들과 경쟁을 펼치게 되나

▲조세형평국 3지구에 총 8명의 후보들이 출마한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현 LACCD 이사로 있는 스캇 J. 스본킨 이사다. 그는 이미 3년 전부터 3지구 출마를 준비했으며, 현재까지 50만 달러의 후원금을 조성해 가장 앞서있다. 이어 샌타모니카 시의원인 토니 바스케스도 3지구 출마를 선언한 뒤 본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후원금 모금에 큰 어려움은 없나

▲정치 후원금을 받는 일은 어렵다. 특히 친하거나 주변 분들에게 후원금을 받는 게 더 힘들다. 주변분들이 선거에 출마하니 무조건 최대로 후원해주신다고 약속해주는 것 자체가 고맙지만 한도액을 아는 순간 많이 당황해 하신다. (웃음)

조세형평국 위원 선거의 경우 1인당 최고 한도액이 7,300달러, 부부는 1만4,600달러까지 가능하다. LA 시의원(700달러)과 연방하원(2,700달러)에 비해 상당히 많다. 정치 후원금은 세금 공제가 안 되지만, 사업체 이름으로 후원금을 내면 비용 처리가 가능하다. 나도 큰 꿈을 품고 출마하지만 친하다고 후원금 이야기를 하는 것이 쉽지 않고, 연방선거도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의 관심도 높지 않다. 예비선거 전까지 한인타운에서 큰 규모의 기금모금 행사를 개최하는 것도 하나의 바램이다.

-당선을 위해 필요한 득표수는

▲3지구에 한 500만여 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중 유권자수는 280만여 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전 선거를 살펴보면 조세형평위원 투표에 참여한는 유권자수는 한 80~120만 명 선이다.

당선을 위해서는 20~30만 표가 필요하며, 지역구내 한인 유권자는 8만여 명으로 추산된다. 예선에 대한 관심이 낮지만 이번 선거에 주지사에 도전하는 존 치앵 주재무장관과, 재무장관에 출마하는 피오나 마 현 조세형평위원 등 아시아계 후보들이 많아 한인을 포함한 아시안 유권자들의 참여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미국 사회에서 한인들이 힘을 가지려면 주류사회에 진출한 한인들의 수가 많아야 한다. 나도 이번 선거에서 더 노력해 당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리고 당선되면 수석보좌관을 비롯해 허락되는 선에서 많은 직원들을 한인으로 고용할 계획이다. 그리고 이들이 정치인으로 더 큰 꿈을 꾸고 펼칠 수 있는 정치적 환경도 만들어 주고 싶다.

선거까지 100일 남짓 남았지만, 당선을 위해서는 한인 유권자들의 결집력이 소중하다. 정치적 후원과 유권자들의 관심을 얻기 위한 끝까지 선전을 펼치겠다. 한인후보가 주요직에 진출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 위해 도전하는 이번 선거에서 꼭 당선될 수 있게 한인들의 관심과 후원을 부탁드린다.

벤 박 후보 선거 캠페인 웹사이트

benpak2018.com

■ 벤 박 후보 약력

▲1969년 한국 인천 출생. 48세.
▲1973년 볼리비아 이민
▲1976년 칠레 이주
▲1983년 LA 이주
▲UC 버클리 스패니시 문학 전공
▲통신 네트웍 그룹 자일랜 근무
▲메이우드 양로보건센터 운영
▲LAPD 예비역 경관
▲케빈 드 레온 주 상원의장 보좌관
▲LA시 저소득층 주택위 커미셔너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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