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美고교 총격참사에 시민분노…”총기규제 강화하라” 수천 명 시위

2018-02-1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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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생자 장례식서도 1천여 명 모여 추도…”우리 아이들 안전해야”

17명의 목숨을 앗아간 미국 플로리다 주 고등학교 총격 사건에 분노한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총기 규제 강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AP통신과 미 CBS 방송 등에 따르면 17일 미국 플로리다 주 포트로더데일 연방법원 앞에서 총기안전법 입법을 지지하는 집회가 열렸다.


시위에 참가한 학생, 학부모, 교사 등 시민 수천 명은 '지금 무언가를 하라', '내 친구들을 죽게 하지 말라', '투표로 몰아내자' 등이 쓰인 사인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총기 참사가 일어난 파크랜드 소재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 학생인 덜레이니 타는 "총기법 때문에 내가 아는 사람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숨졌다"며 "나는 다시는 그들을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 학교 학생 에마 곤살레스는 정치인들이 전미총기협회(NRA)로부터 기부금을 받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며 "부끄러운 줄 알라"고 외쳤다.

14살 딸을 둔 로리 우드워드 가시아는 "민주당, 공화당, 무소속이 뭉칠 수 있는 게 있다면 그것은 우리 아이들"이라며 이번 총격 사건이 변화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희생자 장례식에서도 몰상식한 총기 참사와 폭넓은 총기 사용에 대한 분노가 표출됐다고 CBS는 전했다.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 등 1천여 명이 참가한 희생자 메도 폴랙(18)의 장례식에서 그의 아버지 앤드루 폴랙은 총격범 니콜라스 크루스(19)를 언급하며 "네가 내 아이를 죽였다"고 소리쳤다.

그는 "나는 항상 내 가족을 보호할 수 있었는데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며 "우리 아이들은 안전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전날 밤에는 버지니아 주 페어팩스에 있는 NRA 본부 앞에 100여명이 모여 총기 규제 강화를 촉구했다. 플로리다 고교 총기 참사 희생자들의 친구들과 2007년 버지니아 공대 총기 난사 희생자들의 친척들이 집회에 참가했다.

총격범 크루스는 지난 14일 오후 반자동 소총인 AR-15를 소지한 채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에 들어가 1시간 넘게 교실 안팎을 오가며 총격을 가했다. 이 사건으로 17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

크루스는 이 학교 퇴학생으로 정신적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합법적으로 구매한 총기를 범행에 이용했다고 미 사법당국은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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