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김여정이 ‘북한의 이방카?’… 말도 안돼

2018-02-15 (목)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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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YT 칼럼리스트가 본 평창

미국의 보수매체인 월스트릿저널과 폭스뉴스가 “평창올림픽의 진정한 승자는 한국 문재인 정부와 서방 언론의 덕”이라는 비판적 기사를 쏟아낸데 이어 이번에는 미국의 진보 신문인 뉴욕타임스가 칼럼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덕분에 북한이 살인 국가 이미지를 숨기고 세계 언론의 조명을 받을 수 있다고 비꼬았다.

뉴욕타임스는 유명 칼럼리스트 프랭크 브루니의 14일자 칼럼을 통해 “핵무기로 미국과 기타 국가를 위협하기 좋아하는 살인광 김정은이 통치하는 깡패국가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선수들과 응원단, 그리고 일명 고위층을 파견하면서 수많은 뉴스거리와 트위터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북한의 이방카? 말도 안 돼’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그러나 평범한 나라의 좋은 사절단이라는 이미지를 주려는 북한의 뻔뻔스러움에 숨이 막힐 지경에 대한 기사들은 거의 볼 수 없다”면서 그들의 간계에 거의 모두가 감동스런 이야기로만 가득하다고 비판했다.


칼럼은 트럼프의 딸 이방카가 한국에 특사로 내려온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을 비교하며 한국 언론이 김여정을 마치 미국의 이방카로 묘사하고 이를 미국 언론들이 되풀이하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트럼프에 있다고 싸잡아 비난했다.

칼럼은 한국에 파견된 북한 최고 권력자의 첫 번째 가족이 김여정의 외모나 표정에 매력을 느끼는 기사들을 볼 수 있었다면서 북한 노동교화소에서 마치 날짜가 다 된 고기덩어리가 버려지듯 미국의 부모에게 보내진 오토 웜비어의 죽기 직전의 모습을 인정한다면 필자보다 훨씬 더 인도주의자가 됐을 것이라고 분개했다.

그러면서 칼럼은 김여정과 이방카는 한 정부나 한 부족(왕조)의 추한 모습을 감추려는 젊은 여성이라는데는 동의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칼럼은 추한 모습이 똑같지는 않다면서 트럼프는 김정은과 같지 않으며 미국 역시 북한과는 비교할 수는 없고 근처에도 가지 않는다며 동일 선상의 비교를 경계했다.

이방카는 성차별주의(아버지)가 진정으로 여성들에게 권한을 주길 원하고 또 인종차별주의자가 동일한 기회를 보장해주며 나르시시즘에 빠진 부호가 가난한자들에게 매우 관심을 쏟고 있다는 이미지를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비교의 첫 마디를 시작했다.

이에 반해 김여정은 탈북자의 증언에 따르면 공개 처형 장면을 모든 성인들이 보게 함으로써 불복종의 결과가 어떤 것임을 보여주는 독재자(오빠)의 이미지를 날려버리고 있다. 또 공항에서 걸어가는 도중 얼굴에 치명적인 독극물을 발라 이복형을 실해한 사건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또 많은 정부 고위급 관계자들을 잔인한 방법으로 살해하는 역할로 그(김정은)에 쏠린 관심을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칼럼은 그런데 이런 김여정에 쏠린 관심과 이방카와의 비교는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정도를 벗어난 발언과 행동으로 인한 언론들의 반 부족중심주의의 반발로 기인됐다고 비판했다.

김여정이 개막식에 참석한 펜스 부통령을 째려 봤다는 언론 보도와 서로 악수를 나누지 않았다는 것을 비꼬아 마치 펜스 부통령을 김정은의 동생 수준 또는 그 이하로 보는 비판은 과열된 당파정치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칼럼은 “미국이 잠시 썩는 순간을 경험하고 있지만 북한은 속속들이 썼었다는 것을 놓치면 안 된다”고 결론지었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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