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종교유적지 문화재 복원… 순례길로 인기

2018-02-13 (화)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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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주교인 처형 서소문 일대, 역사공원 연내 완공 등 서울 ‘성지 순례길’ 조성

▶ 부산에 순교자의 길·박물관, 제주·전북·전남도 유산발굴

종교유적지 문화재 복원… 순례길로 인기

관광객들이 제주 기독교 순례길 ‘은혜의 첫 길’을 걷고 있다. <연합>

근대 문화유산의 가치가 최근 재조명되면서 한국 전역에서 개신교, 천주교, 불교 등 종교 유적지 발굴과 문화재 등재 움직임이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미주 지역의 한인들이 고국 방문 때 의미 깊은 영성 순례의 길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

서울에서는 조선 시대 천주교인 처형장이었던 서소문 일대에 국·시비 등 574억원을 들여 서소문역사공원이 연내 완공될 예정이다. 또 서소문역사공원을 중심으로 명동성당, 약현성당, 당고개성지, 새남터성지, 절두산성지로 이어지는 ‘한국 성지 순례길’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여기서 희생된 44명은 천주교 성인으로 시성돼, 세계 최대의 성인 배출지이다.

부산시는 ‘나를 찾아 떠나는 부산 순례길’을 발간하고 본격적으로 종교 및 문화 탐방 여정 개발에 나서고 있다. ‘나를 찾아 떠나는 부산 순례길’은 부산의 종교 성지와 자산 등을 직접 찾아다니며 순례길 코스를 개발하고 그 결과를 담았다.


부산 순례길 대표 코스 6선은 범어사 11암자길과 천마산 홀리 로드, 순교자의 길, 선교사 미션 루트, 백양산 삼사순례길, 원도심 평화순례길 등이다.

천마산 ‘홀리 로드’ 구간은 알로이시오 신부, 장기려 박사, 이태석 신부의 삶을 추억하고 기리는 길이다. 또 순교자의 길은 병인박해 때 8명이 순교한 수영 장대골에서 금정구 오륜대 한국순교자박물관까지 이어지는 강변길이다.

백양산 삼사순례길은 대형 사찰인 삼광사와 전통사찰인 선암사, 운수사를 찾아가는 산속 명상길이다. 선교사 미션 루트는 중구 남포동 선교사 도착 기념비에서 초량교회, 부산진교회, 동래 한국기독교선교박물관까지 이어진다.

제주시 원도심을 걸으며 제주 기독교 역사를 느낄 수 있는 ‘은혜의 첫 길’도 지난 11월 개장했다. ‘은혜의 첫 길’은 이기풍 목사의 제주선교 여정을 따라 조성됐다. 제주시 원도심 중심지에 있는 제주성내교회에서 출발해 산지천과 동문시장 등을 거쳐 사라봉까지 8㎞ 구간이다.

이 코스에는 제주YMCA, 관덕정 광장, 제주영락교회 첫 예배 터, 이기풍 목사 기착지 산지포구, 제주제일성결교회 터, 제주중앙감리교회 터, 제주 최초 유치원 중앙유치원, 순국지사 조봉호 기념비 등이 있다. 이 길은 2011년부터 추진해 온 기독교 순례길의 다섯 번째 길이자 마지막 코스다.

전북 곳곳에 있는 종교 관련 근대문화유산의 발굴 작업도 본격화 된다. 전북도는 50년 이상 지난 사적지, 건조물, 가옥 등 근대문화유산을 발굴하기 위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일선 시군, 종단과 함께 공동으로 발굴 작업을 한 뒤 발굴된 자료를 검토해 5월께 도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등록문화재와 문화재자료로 지정할 계획이다.


등록문화재는 진안성당 어은공소, 장수성당 수분공소, 군산 둔율동 성당 등 천주교 유적지와 전주 신흥고 강당과 본관 포치 등 개신교 유적지, 원불교 익산성지 등 5곳이다. 또 전동성당 사제관, 천주교 신성공소, 금산교회, 두동교회 구 본당 등 4곳이 문화재자료로 등록됐다.

전라남도는 우리나라 기독교 역사상 최초 여성 순교자인 문준경 전도사의 기념관과 순교지 일대를 기독교 순례 성지로 개발하고 있다. 또 문 전도사의 기념관과 순교지 일원을 국내 최고 기독교 순례성지로 개발할 계획을 세워 순교유적지 정비, 추모공원 조성, 순례코스 개발, 주차시설 확충, 산책로 개설 등을 담은 계획을 수립했다.

전남에 위치한 기독교 유산은 최초의 한글성경 번역(곡성 이수정), 최초의 사랑의 원자탄(여수 손양원 목사), 한국교회 사상 최다 순교자 배출(영광 염산교회), 최다 목회자 배출(영광 야월교회), 최초 여성순교자(증도 문준경 전도사) 등이다.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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