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국민의당 ‘이혼’ 마무리…안철수·유승민 범야권 주자로

2018-02-13 (화) 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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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차 정계재편으로 범여권·범야권 세력 팽팽… 지방선거 후 2차 재편

국민의당의 주류와 비주류가 결국 이혼했다. 우여곡절 끝에 분당(分黨)이 마무리된 셈이다. 안철수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당 주류와 유승민 대표가 이끌어온 바른정당은 13일 ‘바른미래당 출범 대회’를 열어 원내 제3당으로서 새 출발을 한다. 이에 앞서 박지원 정동영 천정배 의원 등 국민의당에 소속됐던 호남 출신 현역 의원 다수는 지난 6일 ‘DJ 정신’ 계승을 외치며 민주평화당을 창당했다.

총 37석의 국민의당은 바른미래당 21명, 민주평화당 14명, 무소속 2명으로 재편됐다. 바른미래당 의석은 국민의당 출신 21석, 바른정당 출신 9석을 합치면 30석이 된다.

다만 바른미래당 비례대표 의원 중 3명은 의원직 박탈을 피하기 위해 민주평화당에 합류하지 못했으므로 이들은 법적으로는 바른미래당, 정치적으론 민주평화당이라고 할 수 있다.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 통합했는데도 당내 분열로 오히려 의석이 줄었다. 안철수 대표가 의석 감소를 감수하면서까지 통합을 밀어붙인 이유는 무엇일까? 지방선거 후 국민의당이 더불어민주당에 흡수될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5월 대선에서 21%를 득표해 2위에 버금가는 3위를 기록한 안 대표는 지방선거 이후에도 정치적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어야 차기 대선에서 주요 주자로 부상할 수 있다. 안 대표는 여권의 공세에도 흔들리지 않는 독자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유승민 대표와 손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대선에서 각각 3, 4위를 기록한 안 대표와 유 대표는 연대를 통해 차기 총선과 대선에 대비할 시간을 벌 수 있게 된다. 만일 6월 13일 지방선거에서 수도권 등에서 바른미래당이 자유한국당과 2, 3위를 놓고 막상막하의 경쟁을 벌일 수 있다면 2020년 총선 과정에서도 저력을 발휘할 수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진행된 국민의당 분열과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 출범은 1차 정계 재편이다.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선거에서 승리한 정당이 세력을 키우는 2차 재편이 이뤄질 수 있다.

1차 정계 재편에서 가장 중요한 관전 포인트는 차기 대권을 노리는 안철수 대표와 유승민 대표가 2022년 대선에서 범여권에 맞설 주자로 나서게 된다는 점이다. 차기 대선에서 안 대표와 유 대표는 범야권 또는 제3지대의 대표 주자로 나설 수 있다.

두 번째로 중요한 관전 포인트는 국회가 범여권과 범야권으로 재편된다는 점이다. 이번 분당으로 중도 노선의 바른미래당은 범야권, 중도진보 노선의 민주평화당은 범여권으로 분류되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자유한국당과의 차별화를 위해 자신들은 ‘범야권’이 아니라 ‘제3의 중도 세력’이라고 주장하지만 범여권에 순응하는 정당에서 벗어난 것은 분명하다.

현재 국회 재적 의원 294명 중 범여권과 범야권의 의석은 각각 147석가량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때문에 여야는 국회 안건 처리 과정에서 치열한 계가 싸움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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