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정서불안·분노조절 장애 ‘화 부른다’

2018-02-10 (토) 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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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진단 - 사춘기 청소년 ‘이상행동’

<#사례1> 김모(19)군은 지난해 학교를 휴학하고 ‘분노조절’ 심리 상담을 받고 있다. 사춘기 시절 부모와 떨어져 외롭게 지내야 했던 김 군은 마음 속 분노를 통제하지 못해 쉽게 격분하고 한 번 화가 나면 통제를 하지 못해 친구 관계까지 어렵게 됐다. 답답한 마음에 시작한 술 의존도가 높아지며 일상생활이 어려운 지경이 됐다.

<#사례2> 엄격한 가정에서 자란 이모(16)양 역시 최근에 분노조절 및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다. 명문대학 입학을 내세우는 부모들의 요구에 따라 학원, 개인교습, 특별활동 등 시키는 일만 해왔던 박 양은 고교성적이 생각한 만큼 나오지 않자 우울증이 찾아왔다.

이처럼 한인 부모들이 청소년기 자녀의 정서불안 치료와 분노조절 교육에 소홀할 경우 자칫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청소년들은 교내 폭행사건이나 약물남용, 갱 관련 범죄 등에 연루돼 청소년 법원에 출두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청소년 전문가들은 이와관련 부모가 자녀의 이상행동을 가볍게 여기지 말고, 증상을 제때 파악해 도움을 줘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자녀가 말이 없어졌을 때, 성적이 급격히 떨어졌을 경우, 작은 일에 화를 내거나 자책이 심할 때, 일탈행동 등 ‘이상행동’이 감지될 때에는 진단을 받거나 심리상담을 받는 등 신속한 조치가 중요하다는 것.

유스앤패밀리 포커스의 이상숙 대표는 “청소년들의 분노는 사실 두 번째 감정으로 그 밑에 깔린 어떤 요인에 의해 표출 된다”면서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미래를 고민하고 준비하는 기회를 얻지 못하면 우울증, 일탈행동을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상담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정서불안 장애와 분노조절 장애는 정신건강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청소년들이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적대적 반항성 장애(ODD), 과잉공격성, 사회성 저하 증상을 보이면 부모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정서불안을 겪는 청소년들은 분노조절을 못하거나 감정제어에 힘들어 한다”며 “이런 경우 도움을 받지 못하고 혼나기만 하면 ‘충동행동’ 위험성은 더 커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녀와 시간을 같이 보내며 사랑받고 있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가정문제연구소의 레지나 김 소장도 “한인학생들은 부모에게 순종하려는 경향이 강하고, 어린 시절부터 이민자 부모의 모습을 지켜보며 기대치에 부응하며 성장하지만 부모의 과도한 기대와 간섭에 길들여져 이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우울증과 일탈행동이 심화될 수 있다”며 “자녀의 이상행동이 감지됐을 때는 전문가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고 조언했다.

<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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