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5천달러 빌렸는데 4만달러 갚으라니…

2018-01-20 (토) 손혜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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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주 온라인 대출 8배 고금리 ‘기가 막혀’

▶ 급전 필요해 대출 서민들 되레 빚더미 속출

지난해 급하게 현금이 필요했던 조안 헤슨은 애나하임 소재 온라인 대출 서비스를 통해 5,125달러를 대출 받았다. 하지만 이율이 116%나 돼 매달 495달러를 갚아야 했고, 그녀가 7년간 갚아야 할 원금과 이자 등 총액은 무려 4만2,099달러라는 계산이 나왔다. 전체 빚의 액수가 원금의 8배를 넘는 배보다 배꼽이 훨씬 큰 상황이 나타난 것이다.

이렇듯 캘리포니아주에서 고금리 온라인 대출 서비스가 크레딧 점수가 낮아 대출을 받기 어려운 서민들 사이에서 급속히 번지면서 터무니 없는 고리 대출로 인한 이용자들의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19일 LA 타임스가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100%가 넘고 높게는 180%에 달하는 이율에도 마다하지 않고 고금리 온라인 대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데, 이는 최대 300달러를 빌려주고 몇 주 사이에 갚아야 하는 페이데이론과는 달리, 수천 달러를 빌려주고 1년 이상의 장기간에 걸쳐 갚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하지만 소비자 법률 권익단체들에 따르면 이같은 고금리 온라인 대출 서비스를 ‘독이 든 음식’이라고 마찬가지라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금리상한선 규제 폐지로 이같은 고금리 대출이 합법적으로 영업하고 있어 서민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 2011년 이후부터 이자율이 100%가 넘어가는 고리 대출 건수가 급증하고 있는데, 신문이 인용한 캘리포니아 비즈니스 감독국 자료에 따르면 특히 5,000달러에서 1만 달러 사이의 금리 100% 이상 대출 건수가 550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고금리 대출이 급증한 이유는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높은 크레딧 점수가 없이는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게 이들 업계의 설명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또 캘리포니아주에서 페이데이 서비스를 사용할 경우 수수료를 떼고 나면 255달러만 빌릴 수 있는 것도 소비자들이 고금리 대출 서비스를 찾는 이유중 하나로 분석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따라서 급전이 필요해 고금리 대출 서비스를 이용했던 서민들이 감당할 수 없는 빚더미에 허덕이고 있다. 저소득층 서민들이 치솟는 렌트, 의료비 등을 감당하기 위해 온라인 대출 서비스에 손을 댔다가 오히려 엄청난 빚더미에 눌려 파산의 지경에 이르는 것이다.

신문이 인용한 샌타애나 소재 비영리 법률사무소 변호사에 따르면 파산 건수의 3분의 1이 고금리 대출로 인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같은 초고금리 대출에 따른 피해가 커지자 주의회에서 이를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진전이 없는 상태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지난해 애쉬 칼라 주의원이 2,500달러 이상 대출금에 대해 최대 24%의 금리 상한선을 지정하자는 법안을 냈지만 대형 대출 업체들의 로비에 밀려 법안 처리에 진전이 없었다는 것이다.

<손혜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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