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지난해 노숙자 사망 2번째로 높아

2018-01-19 (금) 최병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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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3명으로 2005년부터 집계… 진통제 남용·주택난 원인

▶ OC레지스터 보도

지난 해 오렌지카운티 내 노숙자 사망자수가 2005년 이후 2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OC레지스터가 17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작년 카운티 내에서 사망한 노숙자는 총 193명으로 전년 203명이 사망한 이후 2번째로 높았다. 특히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집계된 총 사망자 수 1,447명 중 최근 4년간의 사망자 수가 절반에 이르렀다.

최근 몇 년 새 노숙 사망자 수가 급격하게 늘어난 가장 큰 요인들로는 미 전국 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 남용과 남가주 내 심각한 주택난이 꼽혔다. 이밖에도 오랜 길거리 생활, 부적절한 약품 사용과 음식섭취로 인한 폐렴, 폐혈증, 당뇨, 간질환 등이 사망 요인에 포함됐다.


이렇듯 사망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것에 대해 지역 봉사자들과 홈리스 지원 단체는 “주택난이 갈수록 심해져 거리로 내몰리는 사람들은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셀터와 치료시설 등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비영리 단체 ‘일루미네이션 파운데이션’ 대표 폴 리온은 “최근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노숙자 70여명에게 입원 치료를 제공한 바 있다”며 “만약 이들을 그대로 방치했다면 90%가 사망했을 만큼 심각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카운티 정부의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당국이 지난 15개월 간 진행한 노숙자 지원 사업으로는 ▲2개 셀터 오픈 ▲미드웨이시티에 퇴역군인 노숙자 아파트 건립 ▲샌타 애나 강 인근 노숙자 190여명 영구 거주시설 마련 위해 정신건강(Mental-health)펀드로부터 예산 2,000만 달러 출자 등이 있다.

이밖에도 카운티 당국은 연방 및 주정부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OC보건국과 지역 로컬 의료기관, 노숙자 셀터 등 각 시설들의 소통이 수월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노숙자들의 약물남용을 막기 위해 마약길항제인 ‘날록손’(Naloxone) 6,200개를 지역 비영리 단체에 공급하기도 했다.

한편 오는 22일부터 샌타 애나 강 인근 노숙자 촌 완전철거가 예정된 가운데 노숙자 지원 단체는 이번 철거로 최소 200여명의 노숙자들이 거리로 내몰리게 되어 앞으로 응급환자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병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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