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비는 천정부지 소득은 줄어… 뉴욕 등 20∼30% 고통
결식아동 문제와 달리 “대부분의 사람이 생각하지 못했던” 결식 대학생 문제가 미국에서 새로운 사회·교육적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체중 조절이나 시험공부 때문에 식사를 거르는 게 아니라 돈이 없어서 일상적으로 끼니를 때우지 못하거나 빈약한 식사로 건강과 학업 모두를 해치는 학생이 뉴욕과 캘리포니아 등 주요 주들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뉴욕의 경우 커뮤니티 칼리지 학생의 30%, 4년제 대학생의 22%가 끼니를 거르고 있을 정도라고 템플 대학의 사라 골드릭-랍 교수가 신문 기고문에서 밝혔다.
결식 대학생 문제는 “UC 버클리나 노스웨스턴대 같은 유명 대학들도 예외가 아니다”고 골드릭-랍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이 문제를 연구하다 보면 ‘나도 대학 다니면서 부업을 하고 라면으로 끼니를 때웠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데 공부하면서 좀 고생해도 괜찮다’는 말을 자주 듣는데 오늘날 문제는 그것과 차원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대학 교육비는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오르는데 가구 소득과 재산은 쪼그라드는” 현실에서 “대학생들의 굶주림과 주거문제는 학업 능력 자체를 훼손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식은 대학생들의 성적이나 졸업률과 강한 상관관계를 보인다고 골드릭-랍 교수는 말했다.
지난 2016년 5월 UC 버클리 동창회가 운영하는 온라인 매체가 ‘버클리에서 굶주림’이라는 제목으로 전한 결식 대학생 실태에 관한 글에서 사례로 든 2학년 학생은 “제때 졸업해야 한다거나, 학자금을 갚아야 한다거나, 좋은 학점을 받아야 하는 것 이상으로 정말 나를 지치게 하는 것은 너무 배가 고프다는 것이다. 그게 정말 스트레스다”고 고백했다.
실제로 뉴욕주 대학생의 절반에 가까운 48%가 최근 30일 이내에 식비 조달에 어려움을 느꼈다는 설문조사가 발표되는 등 재정적 어려움으로 배를 곯는 대학생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뉴욕주는 올해부터 결식 대학생들을 없애기 위해 뉴욕주립대학교(SUNY)와 뉴욕시립대학교(CUNY) 등 모든 공립대학교 캠퍼스에 무상 식료품 배급소(Food Pantry) 운영을 의무화키로 했다. 뉴욕주내 공립대 캠퍼스들의 절반가량은 이미 무상 식료품 배급소를 운영 중에 있지만 이번 정책을 통해 나머지 캠퍼스들도 모두 의무화시켜 결식 대학생을 없애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