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주 정치 지형 바꿀 ‘블록버스터’선거 주목

2018-01-10 (수) 12:00:00 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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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지사·연방상원의원 선거 흥미진진 드라마 전망

▶ 가주 선거 결과 따라 연방하원 구도 바뀔지도 관심

2018년은 중간 선거의 해다. 올해 선거는 캘리포니아주 정치 지형을 바꿀 블록버스터급 태풍과도 같다. 주지사와 연방상원의원 선거를 비롯해서, 민주당 강세인 캘리포니아주가 연방의회에서 다수당으로 올라서려는 민주당에 날개를 달아줄지도 큰 관심사다. 또한 ‘미투 운동’ 확산에 정계를 떠나는 주 정치인들의 행렬이 올해도 계속될지, 캘리포니아주 재정을 더욱 불안정하게 흔들고 있는 트럼트 행정부와 공화당 정책이 어떻게 작용할 지 등도 올해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2018년 캘리포니아에서 주목되는 주요 선거 이슈들을 짚어본다.

■브라운 주지사 후임은

1975-1983년(34대), 2011년-현재(39대)에 이르기까지 총 16년간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해온 제리 브라운의 뒤를 누가 이을까. 올해 캘리포니아 선거의 최대 관심은 아무래도 주지사 선거다.


현재까지 주요 후보군들 가운데 샌프란시스코 시장 출신의 개빈 뉴섬 부지사가 모든 여론 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으며 그 뒤를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 전 LA 시장이 추격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인 이들은 오렌지카운티 주 하원의원인 트래비스 앨런(공) 후보와 샌디에고 지역 부동산 사업가인 존 콕스, 그리고 유일한 아시아계 후보인 존 치앵 주 재무국장을 크게 앞서고 있다.

결국 뉴섬 후보와 비야라이고사 후보가 6월 예비선거에서 ‘탑2’로 통과해 11월 본선에서 격돌할 가능성이 크다.

뉴섬 후보는 진보 성향이 가장 강한데다 북가주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반면 비야라이고사 후보는 히스패닉계와 LA 지역을 지지 기반으로 하면서 온건주의자와 공화당 지지자들을 끌어들이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올해 주지사 선거는 2010년 공화당 후보인 실리콘밸리 억만장자 맥 휘트먼 전 이베이 CEO가 1억4,400만달러를 쓰면서 브라운 주지사에게 13%포인트 차로 패배한 상황과는 다른 양상이라고 전문가들은 예견하고 있다.

그러나 2014년 닐 카슈카리 공화당 후보가 브라운 주지사에게 20%포인트 차로 맥없이 패배한 것보다는 더 흥미로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타드 쿠서 UC샌디에고 정치학과 교수는 “거의 10년만에 탑2의 경쟁이 볼 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인스타인 6선 성공할까


다이앤 파인스타인 연방상원의원(84)은 지난 마지막 선거에서 25%포인트 차로 압도적 승리를 거둔 것처럼 그의 앞에는 두려운 경쟁자가 없었다. 전통적 진보노선을 고수해온 파인스타인은 최근 중도 성향을 강하게 드러내면서 ‘무늬만 민주당’이라는 일부 유권자들의 불만을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파인스타인 의원에게 도전장을 낸 케빈 드 레온 주 상원의장은 강성 진보 성향의 히스패닉계로 새크라멘토 거물 정치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는 파인스타인과의 격차를 좁히며 파인스타인을 위협하고 있다. 클레어몬트 맥케나칼리지 교수인 잭 피트니는 “레온은 강점을 가지고 있다”면서 “파인스타인이 6선에 성공할 것으로 보이지만 승리를 장담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한편 캘리포니아 주지사나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유력시되던 민주당 거액 기부자이자 샌프란시스코 환경보호론자인 탐 스테이어는 2018년 선거에 불출마한다고 8일 선언했다.

대신 젊은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에 3,000만달러, 트럼프 탄핵 촉구 캠페인에 2,000만달러를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연방하원 탈환할까

민주당이 올해 선거에서 현재 의석을 다 방어하면서 공화당 의석 24개를 빼앗아 올 수 있다면 연방하원에서 다수당이 될 수 있다.

민주당은 캘리포니아주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중 남가주와 센트럴 밸리 외곽 지역인 7개 공화당 의원 지역구는 공략하기 쉬운 곳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에드 로이스 연방하원 외교위원장이 전격적으로 은퇴 선언을 하면서 무주공산이 된 39지구의 경우 민주당의 총력전이 예상된다.

캘리포니아의 공화당 소속 연방하원의원 14명은 캘리포니아 주민들이 압도적으로 반대하는 오바마케어 폐기안을 지지했으며, 12명은 캘리포니아에 큰 타격을 주는 조항들이 포함된 세제개편안에 찬성했다.

폴 마스린 정치분석가는 “캘리포니아에서 각축을 다투는 7~8석의 판도가 결정적일 것”이라면서 “민주당이 친 민주당 정치환경과 반 트럼프 물결을 이어가지 못하면 패배를 맛볼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새크라멘토 성추문 스캔들 파장은

지난해 10월 유명인들의 잇단 성추행 추문이 폭로되면서 주 정치인들의 추한 과거도 벗거졌다.

성폭력 고발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캠페인이 확산되면서 주 하원의원인 라울 보카네그라(39지구)과 맷 다나브네(45지구)가 성추문 스캔들로 사임했고, 토니 멘도자 주 상원의원도 지난 3일 1달간 유급휴가 처분를 받았다.

새크라멘토 주의사당에서 150명이 넘는 여성들이 남성 정치인들의 성희롱 문화를 비난하는 서한에 서명하며 진상조사를 촉구하자 주의회 윤리위원회가 자체 조사를 벌여왔다. 2018년 이같은 변화가 개혁을 가져올지, 또 다른 의원들이 주의사당을 떠날지 등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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