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88 서울올림픽 통역봉사자, 평창 홍보”

2018-01-03 (수)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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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자씨, NBC지역방송 KXAN-TV앵커와 인터뷰

“88 서울올림픽 통역봉사자, 평창 홍보”

이미자(오른쪽)씨가 지난달 29일 평창동계올림픽으로 떠나기 전 조언을 얻기 위해 그녀의 집을 방문한 KXAN 앵커 에린 카질과 함께 웃음짓고 있다. [사진 KXAN 제공]

“88 서울올림픽 통역봉사자, 평창 홍보”

서울 올림픽 자원봉사 당시 모습.


텍사스 한인 이미자(70)씨의 자택에 지난달 29일 올림픽 주관 방송사 NBC의 오스틴 지역방송 KXAN-TV 뉴스 앵커 에린 카질이 직접 찾아와 인터뷰를 청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취재를 앞두고 이런저런 조언을 듣기 위해 1988년 서울 올림픽 통역 자원봉사자로 활동한 이씨를 찾은 것이었다.

인터뷰 당일 오후 10시에 방영된 뉴스에서 이미자씨는 “88 서울 하계올림픽이 개최될 당시 41세로 LA에 거주하고 있었다”며 “올림픽 개최 한 해전인 1987년 우연히 한국일보를 보다가 자원봉사자 모집 기사를 접하고 고국에서 추억거리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즉시 신청서를 냈다”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30년 가까이 된 기억이었지만 텍사스로 삶의 터전을 옮긴 후에도 고이 간직해온 상자 속에서 사진첩과 88 올림픽 기념품들을 꺼내 뒤적이며 특별했던 올림픽 경험을 에린 카질 앵커에서 풀어놓았다.


이씨는 “당시 500명의 이중언어(한국어-영어) 구사자들 중 167명이 선정되어 1년 간의 교육을 거쳐 1988 서울 하계 올림픽에 투입되었다”며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출전한 29명의 대표선수들과 고위관리들의 가이드로 활동했다”고 회상하며 오래된 과거의 사진들을 보여주었다. 29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몸에 꼭 맞는다는 서울 올림픽 공식 그린 재킷을 입은 그녀의 얼굴은 행복하기 그지 없었다.

이씨는 “그 당시 자원봉사 경험이 스스로에게 희망과 자부심, 용기와 자신감을 주었고 내 인생의 큰 도움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연말 갑자기 들이닥친 방송팀과 함께 리허설도 없이 환한 조명과 생방송 카메라 앞에서 너무나 긴장했다는 그녀는 지난 9월 평창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고국에 대해 또 한번 자부심을 느낀 여행이었다고 힘주어 말한 이씨는 “요즘 들어 북핵 위협에 대한 이런저런 우려가 많은데 유독 한국인들만이 무감각하다는 소리를 많이들 한다. 돌이켜보면 한국인들은 지금까지 65년을 그런 걱정 속에서 생활해왔다. 1953년 이후 한시도 북한이라는 존재가 위협적이지 않은 순간은 없었다. 매일 일상에 충실하게 열심히 살고 있을 뿐이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뉴스가 끝나기 전 에린 카질 앵커에게 한국어 인사와 감사 표현을 가르쳐주었고 올림픽 취재가 끝나고 돌아오면 다시 만나 회포를 풀자고 약속했다.

이씨는 “2018 평창 올림픽 자원봉사자로 뛰어볼까 생각해보기도 했다”며 “나이도 들었는데 한국 겨울 날씨가 너무 추워서...”라고 웃음으로 마무리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은 오는 2월9일 개막해 3월18일까지 강원도 평창에서 연달아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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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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