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시 문화유산위, 커미셔너 4 : 1 표결
▶ 주민들‘개발 반대’, 1천명 탄원서 제출

7일 LA 시청에서 열린 3700 윌셔 건물 및 잔디광장 역사 보존지 지정 공청회에 많은 주민들이 참석해 의견을 발표한 가운데 지정안에 찬성하는 주민들이 자신의 의사를 나타내는 피켓을 들고 있다. <박상혁 기자>
LA 한인타운에서 사실상 유일무이한 녹지 공간인 윌셔 블러버드와 옥스포드 애비뉴 코너의 ‘리버티 팍’ 대규모 부동산 개발 계획이 주민들의 반대 속에 중단된 가운데 LA시 문화유산위원회가 이곳을 역사적 랜드마크(역사 보존지)로 지정, 이 곳을 보존하기 위한 절차가 1차 관문을 넘어섰다.
시 문화유산위원회는 7일 LA시청 1010호에서 2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관련 2차 공청회를 갖고 주민들과 개발사 관계자 등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5명의 커미셔너가 표결을 통해 3700 윌셔 건물과 건물 앞 대형 잔디광장(작은 사진)을 모두 역사 보존지로 지정하는 안을 찬성 4, 반대 1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이번 역사적 랜드마크 지정안은 내년 1월 LA 시의회 산하 토지계획사용위원회(PLUM)의 심의를 거친 뒤 내년 2월 LA 시의회 전체회의에서 최종 지정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에 앞서 지난 10월 LA시 문화유산위원회는 1차 공청회를 통해 윌셔 팍 잔디광장을 랜드마크로 지정하도록 심의를 하자는 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바 있다.
이번 공청회는 지난해 7월 녹지 광장 부지 소유주인 미주 한인 최대 부동산 개발사 ‘제이미슨 서비스’가 36층 규모의 고층 주상복합 빌딩 신축이 추진 개발 신청서를 LA시 도시개발국에 제출했으나 인근 주민들은 LA 한인타운 내 사실상 유일무이한 녹지 공간인 이곳에 고층 주상복합 건물이 들어설 경우 주민들이 녹지를 이용할 권리를 침해당하고 이 구역의 주차문제와 더불어 교통체증 등 혼잡을 가중시킬 것이라면서 그동안 반발한 것에서 비롯됐다.
7일 실시된 공청회에서 3700 윌셔 잔디광장 개발 반대 주민 모임인 세이브 리버티 팍(Save Liberty Park)은 500여 명의 인근 주민들로부터 받은 개발 반대 탄원서를 제출했고 리버티 공원 보존위원회의 전기석씨도 450여 개의 개발 반대 탄원서를 모아 제출, 이날 총 1,000여 개의 주민 탄원서가 문화유산위원회에 전달됐다.
이날 공청회에서 랜드마크 지정 찬성과 반대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으며 공청회장에서 발언에 나선 이들의 의견에 따라 야유와 박수 및 함성이 오가자 리차드 배런 문화유산위원회 의장은 이를 중단하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날 공청회에서 세이브 리더티 팍의 이혜경씨는 “커뮤니티의 자산이기도 한 윌셔광장의 푸른잔디가 한인타운에 유지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인 김모씨는 “LA시에서도 가장 인구 밀집도가 높고 발전되어있는 윌셔가에서 커뮤니티와 가족들을 위한 쉼터같은 공간”이라며 “월드컵 응원, 시클라비아 등 수많은 커뮤니티 단합 행사가 이루어졌던 곳이기도 한 커뮤니티의 소중한 자산은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패서디나의 ARG 건축 리서치그룹은 3700 윌셔 블러버드와 11층 건물과 잔디광장은 세계적인 조경계획가 피터 워커가 디자인했으며 U자형 광장은 인공적, 자연적 요소를 함께 품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독립선언을 알린 필라델피아 자유의 종 모형도 소중한 자산이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랜드마크 지정 반대 입장도 많았다. 윌셔광장 개발 찬성 입장을 밝힌 한인 김모씨는 “윌셔광장 일대가 발전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소매업체들이 힘들하고 있고 파산하는 사람들도 발생하고 있다”며 “윌셔광장 개발을 통해 한인타운에 많은 인구가 유입되고 발전될 수 있도록 해야 된다”고 말했다.
한인 조모씨는 “LA시의 지리적 중심인 한인타운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것 자체가 LA시 경제활성화에 악영향을 미치며 지금 LA시는 주택난에 시달리고 있는데 개발이 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히 윌셔 잔디광장은 현재 사유지로 적법한 절차를 거쳐 개발이 추진되고 있으며 더 이상 잔디광장은 공원도 아니고 공공의 용도로 사용된지도 오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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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