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 “플린 거짓말 알았다”… 사법방해 인정?

2017-12-04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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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 스캔들’ 특검 수사, 코미 해임 정당성 주장

▶ 트윗 통해 대대적 반격, 해명이 되레 역풍 불러

트럼프 “플린 거짓말 알았다”… 사법방해 인정?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 뉴욕에서 열린 정치 후원금 모금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AP]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거짓 진술 혐의로 기소된 가운데 ‘러시아 스캔들’을 둘러싼 로버트 뮬러 특검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대처 양상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측근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러시아 대사 접촉과 관련한 거짓 진술을 인정한 데 이어 사위이자 정권 핵심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플린의 러시아 접촉을 지시한 배후 인물로 지목되는 등 갈수록 궁지에 내몰리고 있는 가운데 주말 내내 포위망을 좁혀오는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에 대한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특히 이 과정에서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해임 건이 다시 주목받으며 대통령 탄핵 사유가 되는 사법방해 논란까지 수면 위로 급부상하고 있다.


CNN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플린 전 보좌관을 두둔하는 과정에서 한 발언으로 역풍에 직면했다고 2일 일제히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플린 전 보좌관이 세르게이 키슬랴크 전 주미 러시아 대사와의 접촉에 관해 연방수사국(FBI)에 거짓진술을 한 혐의로 특검에 기소된 데 대해 “정권 인수기에 그가 한 행동들은 합법적인 것이었다. 유감이다”라고 트위터에 적었다.

이어 “내가 플린을 해임해야 했던 것은 그가 부통령과 연방수사국(FBI)에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라며 “그는 이러한 거짓말에 대해 유죄를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발언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플린 전 보좌관의 FBI 허위 진술을 알고도 그냥 넘어간 것은 사법방해에 해당한다는 등 야당을 중심으로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민주당 테드 리우(캘리포니아)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이것은 사법방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플린이 FBI에 거짓말한 것을 알았다고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도 그는 플린에 대한 FBI의 조사에 영향을 끼치거나 멈추려 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플린 전 보좌관이 펜스 부통령에게 거짓말을 해 해임됐다고 밝힌 적은 있지만, FBI에 거짓진술을 한 것과 관련이 있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일요일인 3일 새벽 트위터 계정에서 “나는 코미에게 플린 수사를 중단하라고 절대로 요구하지 않았다”며 “많은 ‘가짜뉴스’가 또 다른 코미의 거짓말을 다루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전날 올린 트윗으로 인해 오히려 그가 플린의 FBI 거짓 진술을 알고 있었으며, 이에 따라 코미에게 수사중단 압력을 가한 것이라는 ‘사법방해’ 의혹이 다시 제기된 것을 반박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이런 의혹을 일축한 뒤 코미 해임의 정당성을 거듭 주장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이메일 스캔들’과 관련한 FBI 수사 부정 의혹을 제기하며, 코미 해임은 FBI를 바로잡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클린턴을 수사한 부패한(아니, 매우 정직하지 못한?) FBI 요원들의 역할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클린턴의 돈이 FBI 담당 요원의 부인에게 흘러갔다”고 주장했다.

한편 플린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인 지난해 말 키슬랴크 대사와 만나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경제제재 해제를 논의해놓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거짓 보고’를 했다는 이유로 지난 2월 경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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