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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들여 뺀 살 유지하려면, 많은 양의 운동만이 정답

2017-11-22 (수) 한국일보-New York Tiems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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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개월간 혹독한 다이어트, 평균 129파운드 체중 줄여, 6년 후 대부분 원상복귀

▶ 몸무게 유지 성공한 사람, 매일 격렬한 운동 35분이나 중간 강도 80분… 보통 2배

힘 들여 뺀 살 유지하려면, 많은 양의 운동만이 정답

TV 쇼 ‘비기스트 루저’ 출전자였던 비만 전문가 닥터 제니퍼 컨스. [사진 Greg Kahn/ NY Times]

힘 들여 뺀 살 유지하려면, 많은 양의 운동만이 정답

에린 에그버트는 ‘비기스트 루저’에서 탈락했으나 자신이 혹독한 다이어트와 운동을 통해 120파운드 감량에 성공했다. [사진 Luke Sharrett/ NY Times]


힘 들여 뺀 살 유지하려면, 많은 양의 운동만이 정답

239파운드나 감량해 우승한 대니 카힐은 이후 하루 2시간30분 운동하면서 뺀 체중을 유지했으나 부상이 찾아오면서 다시 비만 상태가 됐다. [사진 Ilana Panich-Linsman]


“살을 빼려면 음식조절을, 빠진 체중 유지하려면 운동을 하라”

많이 들은 이야기지만 실제 모델들을 통해 그 효과를 입증한 연구가 나왔다.

전국 당뇨병·소화기·신장질환 학회가 최근 ‘비만’ 저널에 발표한 이 연구는 똑같이 힘들여서 살을 빼도 왜 어떤 사람은 빠진 상태를 유지하고, 어떤 사람은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는지를 규명하기 위해 실시된 것이었다.


TV 쇼 ‘비기스트 루저’(Biggest Loser)의 참가자 1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연구진이 얻어낸 답은 ‘신체활동’(physical activity), 그것도 일반 공공건강의 지침보다 훨씬 많은 양의 운동이었다.

TV 쇼에서 상당량의 체중을 감량한 후 평범한 생활로 돌아와 이를 유지하는 데 성공한 사람들은 하루에 평균 80분간 중간 강도의 활동(ex 걷기)이나 35분간 격한 운동(ex 달리기)을 했다. 그것이 일부러 운동하기 위해서 한 것인지, 아니면 일상생활에서 많이 걷고 계단 오르기 등을 통해 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건강한 성인을 위한 CDC의 운동 가이드라인은 일주일에 중간 정도의 운동 150분, 혹은 격렬한 운동 75분)

선임연구원 케빈 홀 박사는 이 연구는 표본 집단이 적긴 해도 비만했던 사람들이 최첨단 기술과 방법을 동원해 모든 섭취 칼로리와 운동량을 측정하면서 살을 뺀 다음 몇 년이 지난 후의 상태를 평가한 것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유의미하다고 밝혔다.

‘비기스트 루저’는 6개월 동안 혹독한 다이어트와 운동을 통해 누가 가장 많은 체중을 감량했는지를 보여주는 쇼로서, 연구진은 처음 참가자들이 선발됐을 때 신체지수를 측정했고, 6주 후, 30주 후, 그리고 6년 후에 각각 다시 측정했다.

처음 시작 때 참가자들은 평균 329파운드였고, 프로그램이 끝났을 때는 무려 129파운드를 감량한 평균 200파운드였다. 그러나 6년 후에 다시 재보니 평균 체중이 290파운드로 불어있었다. 맨 처음보다 38파운드 적긴 했지만 대부분 다시 원상복귀 한 것으로 보인다.

좀더 자세히 알기 위해 연구진은 14명을 두 그룹으로 나누었다. 6년 후 처음 시작 때보다 평균 5파운드 이상 불어난 7명은 ‘도로파’와 평균 81파운드의 감량을 계속 유지해온 ‘유지파’가 그들이다.

이들의 칼로리 소모량을 알기 위해 연구진은 ‘더블리 레이블드 워터’(doubly labeled water)를 마시도록 했다. 이 물은 수소와 산소 분자가 부분적으로 안정동위원소에 의해 치환됨으로써 다른 분자질량을 갖게 된 물이다. 이 물을 마시면 내쉴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에서 산소 동위원소가 나타나게 되므로 연구진은 이를 측정해 하루의 평균 들숨과 날숨의 양을 알 수 있게 된다. 즉 칼로리를 더 소모할수록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내뿜는 것이다.


이들이 감량한 체중을 유지하기 힘든 중요한 이유는 현저하게 낮아진 신진대사 때문이라는 것도 밝혀졌다. 연구진은 출전자들이 하루 예상 소모량보다 500칼로리나 적은 양을 소모했는데 그 이유는 본질적으로 인체가 체중 감량에 대해 저항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니까 살을 뺀 후에도 체중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은 신진대사가 저하됐음에도 불구하고 그 부족분을 더 많은 운동으로 메우고 있다는 것이다.

‘비기스트 루저’ 시즌 3에 출전했고, 현재 워싱턴의 베테런스 메디컬 센터의 비만 전문가인 닥터 제니퍼 컨스는 하루에 35~40분간 기구(elliptical cross-trainer) 운동을 하고 자신이 먹는 것을 빠짐없이 추적하는 생활로 100파운드 감량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녀의 일이 환자 보러 병원을 계속 걸어다니는 일이라 더 도움이 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현재의 체중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선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닥터 컨스는 자칫 해이해지면 곧바로 돌아가려는 본능이 튀어나온다고 말했다.

에린 에그버트는 시즌 8의 참가자였으나 본선 진출에 탈락, 집으로 돌아가 혼자 감량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2명의 트레이너를 고용, 다이어트와 운동 프로그램을 계속 하면서 오하이오 주립대학 졸업반 과정을 모두 마쳤다는 그녀는 처음 쇼가 시작됐을 때 237파운드였으나 약 120파운드를 감량했다.

그리고 현재도 그와 비슷한 체중을 유지하고 있는 에그버트는 이를 위해 역시 혹독한 다이어트 제어와 규칙적이고 강도 높은 운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주 월~토요일 매일 45분 동안 근력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결합시킨 비치바디(Beachbody) 프로그램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켄터키 주 렉싱턴에 거주하는 30세의 에그버트는 신진대사가 느린 체질인데도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고 있는 중요한 비결은 일관성 있는 운동이라고 말했다. “매일 빠지지 않고 계속하는 것”이라고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바로 그것이 모든 사람에게 가장 힘든 점이라고 닥터 컨스는 말했다. “매일 먹는 음식의 섭취량을 조절하고, 매일 운동하는 일을 최우선 순위에 두는 것은 상당한 시간과 헌신이 요구되는 일이며 많은 사람들에겐 큰 짐이 될 수 있다”고 말하고 “하지만 그렇게 못하는 사람들을 판단하는 건 완전히 공평하지 못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닥터 홀 역시 같은 의견이다. “체중이 다시 전처럼 돌아온 사람을 나태하고 게걸스런 사람이라고 낙인찍는 것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잔인한 평가”라고 말했다.

오클라호마 주 털사에 거주하는 47세의 대니 카힐은 바로 이 문제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체중 증가를 막기 위한 식이요법을 계속 지키는 것이 갈수록 힘들어진 것이다.

‘비기스트 루저’의 시즌 8 출전자였던 그는 쇼가 시작됐을 때 430파운드였는데 끝났을 때는 무려 239파운드를 줄였다. 그리고 나서 4년 동안 그는 하루에 2시간30분 이상 운동으로 체중을 관리함으로써 그간 불어난 체중이 약 40파운드에 그쳤을 정도로 잘 관리해왔다.

그런데 문제는 부상이 찾아온 것이다. 운동을 하루 1시간30분으로 줄여야 했고, 그러자 체중은 금방 235파운드로 올라갔다. 그 다음해가 되자 몸이 여기저기 고장신호를 보내왔고 발 부상에 이어 손목 부상이 찾아와 더 이상 운동을 계속할 수가 없게 됐다. 게다가 그는 완전 탈진된 상태였다.

체중은 다시 300파운드로 불어났고, 지난 2년 동안은 엄격한 음식 다이어트를 통해 340~350파운드 정도에서 머물고 있다고 말한 카힐은 체중 감량도 어렵지만 이를 유지하는 것이 훨씬 큰 도전이라면서 아직도 매일 체중과 싸우고 있다고 호소했다.

<한국일보-New York Tiems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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