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몰락·중국 부상 확인, 한미 FTA에 강경 입장
▶ 불필요한 위상 약화 초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이 세계패권 질서에서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몰락을 가속했다는 지적이 미국 내에서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이그나티우스는 이날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트럼프 대통령의 보기 드문 12일 찬양 투어’라는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순방이 줄리어스 시저의 ‘왔노라, 봤노라, 이겼노라’를 연상케 한다면서 “‘왔노라, 봤노라, 아첨했노라’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번 순방은 떠오르는 중국의 파워를 미국이 인정했다는 점에서 ‘역사적’이며, 적대적인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환심을 사기에도 바빴다”면서 “1945년 얄타회담이 동유럽에서의 소비에트 연방의 헤게모니를 인정한 것으로 기록된다면 이번에는 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도래를 입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는 군사력에 대한 선언적 정책만 갖고 있지, 실제로 어떻게 싸울지에 대한 결정은 내리지 못하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충동적인 군사적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게 아니라 ‘속 빈 강정’이라는 것이다. 결정을 내리지도 않고 우선순위를 정하지도 않는다”고 비판했다.
컨설팅업체 엔베스트넷의 재커리 카라벨 글로벌투자부문 대표도 ‘중국의 부상이 꼭 미국의 몰락을 의미할 필요는 없었다’는 제목의 WP 기고 글에서 “초강대국인 미·중 양국이 공존할 공간이 충분했지만,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 아시아 순방에서 그 영역을 중국에 내줬다”며 “보호 무역주의로 대변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가 고립을 자초한 사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세계화’ 메시지는 역내 중국의 위상을 더 높였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