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주택구입자 비율 34%, 전년비 1% 하락
▶ 밀레니엄 세대는‘학자금 융자’가 가장 큰 장벽
고용 시장 개선, 낮은 모기지 이자율, 여기에 주택 구입에 대한 높은 관심까지. 주택 구입을 위한 최상의 조건이 갖춰졌지만 정작 시장에 나온 매물이 턱없이 부족해 주택 바이어들은 최악의 주택 구입난을 호소중이다. 매물 가뭄으로 바이어들간 경쟁이 심화돼 주택 가격이 치솟는 현상은 마치 5년전 주택 시장 침체에서 회복세로 전환되던 시기를 보는 듯하다. 한가지 다른 점은 당시에는 생애첫주택구입자를 위한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 시행됐다는 점. 최근 첫 주택 구입자들은 정부 지원없이 현금 구매자들과 고군분투하면 내집 장만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첫주택 구입여건 악화’등의 내용을 담은 올해 주택 매매 동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 첫 주택구입 비율 하락
올해 첫 주택구입자 비율은 지난해보다 조금 떨어졌다. 지난해 약 35%를 차지했던 첫주택 구입자 비율은 올해 약 34%로 하락했다. 1981년 이후 4번째로 낮은 비율로 NAR 조사 시작 이후 평균치였던 약 39%에도 훨씬 못미친다.
NAR측은 첫주택구입자들이 주택 구입 능력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주택 매물 부족 현상이 해소되지 않은 점이 첫주택 구입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매물 부족 현상이 가장 심각한 저가대 매물 시장에서 복수 오퍼가 제출되고 현금 구매자들이 구입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 하는 등의 현상이 여전히 되풀이되고 있다.
결국 첫 주택 구입자들의 주택 구입 시장 진출이 막혀 주택 소유율도 밑바닥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 학자금 융자 때문에
첫 주택 구입을 어렵게 하는 것은 매물 부족 현상뿐만이 아니었다. 밀레니엄 세대가 대부분인 첫주택구입세대는 학자금 융자가 첫주택 구입을 가로 막는 가장 큰 장벽이었다.
조사에서 올해 첫주택을 구입한 구입자 중 25%가 주택 구입에 필요한 다운페이먼트 자금 마련이 가장 힘든 과정이었다고 답했다.
다운페이먼트 마련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답변자중 절반 이상은 학자금 융자 상환으로 인해 주택 구입 시기가 지연됐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한편 올해 첫주택 구입자중 약 41%가 학자금 융자를 보유하고 있었고 평균 융자 금액은 약 2만9,000달러로 지난해(약 2만6,000달러)보다 불어났다.
■ 독신녀 구입자 약진
독신 여성들의 주택 구입 비율이 두드러지게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독신 여성의 주택 구입 비율은 전체 결혼 형태중 약 18%로 기혼 부부(약 65%)에 이어 두번째로 높았다.
독신 여성들의 경우 그동안 안정된 직업과 높은 소득, 크레딧 조건 개선 등에 힘입어 주택 구입에 꾸준히 나섰다고 NAR측은 설명했다. 독신 남성의 주택 구입 비율은 독신 여성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약 7%에 불과했고 구입한 주택 가격 역시 독신 여성보다 조금 낮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올해 주택 구입자의 중간 연령대는 약 45세였고 구입자들의 중간가구소득은 연간 약8만8,000달러로 지난해보다 높아졌다. 올해 주택 구입자의 약 13%는 노부모를 모시거나 18세 이상 성인 자녀와 함께 거주할 목적으로 다세대 거주가 가능한 주택을 구입했는데 가장 큰 목적은 비용 절감을 위해서 였다고 구입자들이 답했다.
구입자중 약 89%는 이성애자라고 밝힌 반면 동성애자라고 밝힌 구입자 비율은 약 3%로 높지 않았다.
■ 다운페이먼트 비율 하락
지속적으로 오름세를 보였던 첫주택구입자들의 다운페이먼트 비율이 올해 처음으로 꺾인 것으로도 나타났다. 지난해 약 6%까지 올랐던 첫주택구입자의 평균 다운페이먼트 비율은 올해 약 5%로 다시 낮아져 2013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주택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첫주택 구입자들의 다운페이먼트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아지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대로 기존 주택을 처분하고 새집을 구입한 재구입자들은 주택 가격 상승에 힘입어 다운페이먼트 비율이 올랐다. 2016년 약 11%로 조사됐던 재구입자들의 평균 다운페이먼트 비율은 올해 약 14%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구입자들중에는 기존 주택 처분을 통해 다운페이먼트 자금을 마련했다는 답변이 많았다.
약 55%의 재구입자가 기존 주택 처분 수익이 다운페이먼트 마련 수단이라고 답해 ‘개인 저축’이라는 답변 비율을 앞질렀다. 반면 첫주택 구입자중에는 개인 저축을 통한 다운페이먼트 마련 비율이 부모나 친지의 지원을 통한 비율보다 더 높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 주택 규모는축소, 구입 가격은 상승
올해 첫 주택구입자들이 구입한 주택은 주택 구입난을 반영이라도 하듯 크기는 작아지고 가격은 올랐다. 첫주택 구입자들의 구입 주택은 지난해 평균 약 1,650평방피트에서 올해 약 1,640평방피트로 규모가 작아졌다. 반면 평균 구입 가격은 지난해 약 18만2,500달러에서 올해 약 19만달러로 뛰었다.
첫 주택 구입자들의 주택 구입지 역시 도심에서 외곽 지역으로 이동하는 추세를 보였다. 올해 도심지 첫주택 구입 비율은 약 17%로 지난해(약 20%)보다 낮아졌다.
한편 첫 주택 구입자들의 평균 연령대는 32세로 지난해와 동일했지만 재구입자들의 연령은 평균 연령은 54세로 조사 이래 가장 높아졌다. 인구 고령화와 은퇴 시기 지연 등이 재구입자들의 평균 연령대 높아지고 있는 원인으로 볼 수 있다고 NAR측은 설명했다.
■ ‘웃돈’ 현상 여전
매물 부족 현상이 지속되면서 ‘웃돈’을 주고 내집을 장만해야 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 셀러가 집을 내놓은 리스팅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주택을 구입했다는 비율은 약 42%로 지난해 약 40%보다 높아졌다. 주택 가격 상승폭이 높은 서부 지역에서 웃돈 구입 비율이 특히 높았는데 서부 지역 구입자의 약 51%가 웃돈을 줘야 주택을 구입할 수 있었다.
■ 완화된 모기지 대출
몇년전 만해도 주택 구입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했던 모기지 대출이 올들어 훨씬 완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모기지 대출 과정이 생각보다 어려웠다고 답한 구입자 비율은 지난해 약 37%에서 올해 약 34%로 낮아졌다.
전체 구입자중 약 58%는 ‘일반 융자’(Conventional Mortgage)를 대출받아 주택을 구입했고 첫주택 구입자중에는 FHA융자처럼 저다운페이먼트 대출을 받았다는 비율이 약 34%로 지난해보다 소폭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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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