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마리화나 합법화 ‘허와 실’

2017-11-11 (토) 12:00:00 심우성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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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쉽게 구입할 수 있어 문제

▶ 온라인 광고·휴대폰 앱 등 불법 거래 기승 LA 전역 1,500여 개… 한인타운도 30여 곳

마리화나 합법화 ‘허와 실’

LA 다운타운 지역의 한 의료용 마리화나 판매 업소에서 고객들이 마리화나를 구입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 특정 사실과 관계 없음) [AP]

기호용 마리화나 합법화 시행을 앞두고 아직까지는의료용 마리화나 판매점을 포함한 업소들에서 처방전을 받은 의료 목적 환자가 아닌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마리화나를 파는 것은 불법이지만 LA 한인타운을 포함한 곳곳에서 벌써부터 공식적이 아닌 불법 마리화나 판매와 구매가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특히 온라인이나 휴대폰 앱을 통해 마리화나를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 한인들도 이같은 유혹에 빠져들고 있다.
LA에 사는 한인 박모씨는 몇 주전부터 매주 손쉽게 마리화나를 구입하고 있다. 박씨는 함께 살던 룸메이트가 의사 처방전을 받아 의료용 마리화나를 구입해 사용하면서 함께 살던 박씨도 자연스럽게 마리화나를 함께 피게 됐다고 했다.
특히 룸메이트가 휴대폰에 앱을 설치하면 이를 통해 마리화나를 주문하고 배달까지 받을 수 있다며 이를 권했고, 룸메이트가 급한 일이 있어 최근 한국으로 귀국한 후에도 이 친구의 어카운트를 통해 마리화나를 주문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씨는 “혼자 처음 주문할 당시 친구와 얼굴이 다르기 때문에 걱정을 했는데 신분증을 요구하지도 않고 마리화나를 배달해줬다”며 “이렇게 쉬운 방법으로 마리화나를 얻을 수 있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인 김모씨는 호기심에 LA 한인타운 인근에 위치한 의료용 마리화나 업소에 마리화나를 구입해보기 위해 방문을 했다가 생각보다 손쉽게 마리화나를 손에 넣을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LA 한인타운 인근에 가면 마리화나를 구하는 사람들에게 돈을 받고 의료용 마리화나를 구입할 수 있는 처방전을 누구에게나 써주는 병원이 있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을 정도다.
이처럼 많은 한인들이 마리화나를 손쉽게 구하고 있는 것도 문제이지만, 불법으로 판매하는 업소나, 인터넷에서 무단으로 마리화나 판매를 광고하고 있는 여러 사이트나 앱들도 문제가 되고 있다.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기호용 마리화나 합법화 발의안이 캘리포니아 주민투표를 통과한 뒤, 주정부의 마리화나 판매 라이선스 시스템이 구축되기 전까지는 여전히 마리화나 거래가 불법임에도 온라인 등을 통해 기호용 마리화나를 취급하는 비즈니스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이들은 대부분 판매 허가가 없는 불법인 상황이다.
LA 시정부 회계감사국이 올해 상반기 발표한 마리화나 판매 비즈니스 현황에 따르면 LA시 전역에 존재하는 마리화나 비즈니스는 무려 1,500여 곳에 달하고 있는데 이중 공식적으로 의료용 마리화나 판매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는 업소는 191곳 정도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시정부가 발표한 마리화나 업소 현황 지도에 따르면 LA 한인타운 지역 내 남북으로 베벌리 블러버드에서 피코 블러버드 사이, 동서로 알바라도 스트릿에서 윌턴 플레이스 사이 지역에 자리잡고 있는 마리화나 판매 업소의 수는 30여 곳에 달한다.
이 가운데 특히 웨스턴 애비뉴 선상에 위치한 마리화나 비즈니스들이 7곳으로 가장 많았고, 3가 선상 5곳, 피코 선상 4곳 등으로 파악되고 있다.

<심우성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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