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뉴욕 테러범 “IS 추종 단독 범행”

2017-11-02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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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첨영주권 합법 이민, 우버 운전하며 계획

뉴욕 테러범 “IS 추종 단독 범행”
지난달 31일 뉴욕 맨해턴에서 빌린 트럭을 몰고 차량테러를 저질러 8명을 숨지게 하고 12명에게 부상을 입힌 테러범은 우즈베키스탄 출신 이민자 사이풀로 사이포프(29·사진)로, 그는 사건이 벌어지기 몇 주전부터 이번 테러를 계획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사이포프는 지난 2010년 추첨영주권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으로 합법 이민을 왔으며 플로리다를 거쳐 뉴저지주에 거주하면서 차량공유 서비스인 우버 운전을 해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조사에서 사이포브는 수니파 급진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위해 범행했다는 쪽지를 남긴 것으로 드러났다.


존 밀러 뉴욕경찰 정보·대테러부 부국장은 “용의자는 몇 주에 걸쳐 테러를 계획했으며 IS가 인터넷 등에 올려놓은 공격 방법을 보고 테러를 감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밀러 부국장은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용의자의 물건으로 추정되는 노트에는 상징과 단어가 조합돼 있었으며 “IS는 영원할 것”이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고 밝혔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사이포프는 미국에 들어온 이후에 급진 이슬람 단체의 테러기법 등을 익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테러리스트의 온상’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앙아시아 출신이기는 하지만, 테러단체의 지령을 받는 비밀 조직원이라기보다는 미국 내에서 독자적으로 IS를 추종하면서 단독범행을 계획했다는 얘기다.

실제 IS는 별도의 훈련을 받지 않은 ‘외로운 늑대’들에게는 트럭을 사용하라는 지침을 거듭 내렸다.

총기나 폭탄에 비해 쉽게 구할 수 있는 차량을 활용해 도로에 무방비로 노출된 불특정 다수의 시민, 즉 ‘소프트 타깃’을 겨냥하라는 것이다,

사이포프가 자생적 테러리스트로로 최종 결론이 난다면 미국의 대테러 당국에는 심각한 경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로 유럽에서 잇따랐던 자생적 테러가 미 본토에도 상륙했다는 의미다.

지난 2001년 알-카에다가 기획한 ‘9·11테러’ 이후로 국제 테러조직들을 제거하는 데 주력했던 기존 전략으로는 대테러 대응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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