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앗, 위험!”… 도로무법자 스케이트보드 골치

2017-11-01 (수) 12:00:00 심우성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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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운 인도 무단 질주에 차량 접촉사고 등 위험

▶ 보드 타고 절도 행위… 안전사고도 빈발 문제

“앗, 위험!”… 도로무법자 스케이트보드 골치

LA 한인타운 대로변 인도에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청소년들이 몰려 보행자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 <박상혁 기자>

한인 최모(24)씨는 LA 한인타운에 위치한 회사 지하주차장에서 퇴근을 하기 위해 차를 몰고 나오다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지나가는 청소년이 갑자기 차를 향해 달려들면서 충돌할 뻔 했다. 지하주차장에서 나오는 입구의 인도로 이 소년이 지하에서 나오는 최씨의 차를 아랑곳 않고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쏜살같이 지나갔기 때문이다.

최씨는 “특히 저녁 시간이 되면 주위가 어두워져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사람들이 잘 보이지 않는데다 고층 건물 주차장의 경우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어 아찔한 상황이 한 두 번이 아니다”며 “자칫하면 사고가 날 위험성이 많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또 다른 한인 김모(27)씨는 “한인타운 올림픽길을 따라 귀가하던 도중 3차선을 따라 우회전하려고 하는데 청소년 몇 명이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순식간에 길을 건너는 바람에 급브레이크를 밟은 적이 있다”며 “지나가는 행인을 잘 살펴 회전을 하려고 하는데 이렇게 스케이드보드나 자전거를 탄 사람들이 순식간에 들이닥치는 것까지 조심해야 하니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한인타운 곳곳의 길거리나 차도에서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청소년들로 인해 통행에 불편을 겪거나 사고 위험에 노출되는 한인들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일부 청소년들의 경우 한인타운 윌셔·웨스턴 또는 윌셔·버몬트 지하철역 앞이나 다울정 등 주요 시설물 주변에서 스케이트보드를 타면서 시설물을 훼손할 우려가 있고 오피스 건물 앞 경사가 있는 장소들에서는 떼로 몰려 위험한 주행을 즐기면서 통행객들에게 불편을 초래하는 경우도 많은 상황이다.

최근에는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절도 등 범죄행위까지 저지르는 경우도 있어 주민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

LA 카운티 셰리프국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새벽 4시50분께 한인들도 많이 거주하는 라카냐다 지역에서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다니면서 주택가의 우편함을 털어가는 절도 사건이 발생해 셰리프국이 수사에 나섰다.

셰리프국에 따르면 용의자는 후드와 모자를 쓴 채 전동 보드인 호버보드를 타고 가다 이 지역 주택 메일박스 앞에 멈추더니 안에 있는 우편물들을 모두 털어 보드를 타고 도주하는 장면이 이 지역 CCTV에 포착됐다.

이밖에 스케이트보드를 타다가 각종 안전사고로 부상을 당하거나 심지어 사망하는 사례들도 나타나고 있다.

올들어 맨해턴비치에서는 10대 소년이 스케이드보드를 타다가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 소년은자동차를 붙잡고 보드를 타는 일명 스키칭(skitching)이라는 스케이트보드 기술을 보호장비 없이 선보이려다가 스케이트보드에서 떨어지면서 머리를 부딪혀 사망했다.

<심우성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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