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예민한 커미션

2017-10-19 (목) 카니 정 레드포인트 부동산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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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한 커미션

카니 정 레드포인트 부동산 부사장

10월에 접어들면서 바이어들의 행보가 주춤하다.

리스팅이 줄기도 했지만 해마다 10월 중순 이후에 마켓은 조용해진다. 현찰 오퍼가 아닌 다음에야 융자를 낀 경우 지금 에스크로를 열게 되면 추수 감사절이나 12월에 매매가 끝나므로 보편 적으로 실수요자 보다는 투자자들이 움직인다.

특별히 급매물로 내놓거나 임대 부동산 중 테넌트가 나가면서 집을 팔아야 하는 경우가 아닌 다음엔 3월에서 9월 정도에 매물로 나와야 셀러와 바이어의 적정 거래선이 잘 이뤄진다.


그래서 역으로 지금이야말로 급매물을 잘 잡으면 좋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급매물의 특징은 일단 리스팅 가격이 시세보다 낮고 바이어 에이전트 커미션도 통상적인 커미션보다는 높아 빨리 성사가 되는 장점이 있다.

정해진 커미션보다 넉넉한 보수를 받을 수 있는 급매물에 유능한 에이전트들의 판매 전략이 더해지면 리스팅 가격보다 웃도는 오퍼를 받기도 한다. 예민한 커미션이 급매물엔 큰 상승률을 보인다. 이 기회에 커미션에 대한 전반적인 견해를 풀어 보기로 한다.

셀러는 집을 팔기 위해 먼저 리스팅 에이전트를 선정 하는데 오랜 친분이 없는 경우엔 여러 수소문을 거쳐 3~4명의 에이전트와 인터뷰를 갖는데 그 중 가장 예민한 부분이 커미션이다. 집값 상승으로 셀러가 계산하는 리스팅 커미션은 적은 금액이 아니라서 일단 오렌지카운티 지역의 경우 5%를 그대로 주는 셀러보다는 4% 내지 심하게는 그 이하의 커미션을 제시하는 에이전트에게 리스팅을 맡긴다.

도합 3%의 리스팅 커미션을 받은 에이전트는 일단 컴퓨터에는 올려 바이어의 에이전트에게 2%를 주겠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어포인먼트를 리스팅 에이전트와 하라고 해놓고선 전화나 메시지를 남겨도 약속을 잡아주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다.

말 그대로 바이어의 에이전트가 자기 손님을 붙여 2%를 주게 되면 정작 리스팅 에이전트는 1%밖에 가져가지 못해 가급적 본인의 바이어 손님을 연결시키기 위해 양쪽 커미션 3%를 다 받기 위해 있는 대로 시간을 끌게 된다.

그렇게 시간을 끌다가 운 좋게 오픈하우스 때 바이어를 만나 가격을 조정해서 팔게 되면 영문을 모르는 셀러는 그 리스팅 에이전트가 유능해서 다른 에이전트가 팔지 못하는 집을 바이어를 직접 연결해서 팔게 됐다고 선전한다.

에이전트들 사이에서도 편법으로 일하는 에이전트의 리스팅 매물은 아예 바이어에게 보여주지 않는다. 매번 어포인먼트 잡기가 너무 어렵고 에이전트가 연락하면 그 집에 오퍼가 있다고 하고 막상 바이어가 전화화면 바로 보여줄 수 있다고 하는 식이라 정정당당하게 일하는 에이전트들의 자부심을 손상시킨다.


무질서 속의 탑 에이전트 행진이 업계에서 제살 깎아먹기를 자초하는 것이다. 커미션 차이 1~1.5%가 집 가격으로 볼 때 큰 금액일 수 있지만 정상적이고 정당한 거래를 통하면 리스팅 가격보다 웃도는 오퍼를 받을 수 있고 더 좋은 딜을 성사시킬 수도 있다.

우리 말 중에 ‘싼 게 비지떡’ 이란 말이 있는 것처럼 리스팅 1% 커미션으로 얼마나 흡족한 딜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 그 에이전트가 얼마나 많은 복수 오퍼를 받아 셀러에게 최상의 딜을 가져다 줄 수 있는지는 셀러의 판단에 달려 있다.

잘 되는 비즈니스 옆에 비슷한 업소를 차려 가격을 덤핑하며 기존 가게를 힘들 게 하듯 똑 같은 방법의 딜이 지금 부동산 시장에도 만연해 있다. 유능하고 오랜 경력을 가진 에이전트들은 어떻게 해야 최상의 딜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 그들만의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리스팅 가격을 덤핑하지는 않는다.

리스팅 커미션을 깎기보다는 그 이상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에이전트와 상의하는 현명한 셀러의 선택이 우리를 현장에서 더 열심히 일하게 하며 공정한 부동산 시장의 거래를 도모할 수 있다.

문의 (714)244-7800

<카니 정 레드포인트 부동산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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