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손흥민, 호날두와 ‘4분’ 맞대결

2017-10-18 (수)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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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반 막판 교체 투입돼 추가시간 뛰는데 그쳐

▶ 토트넘, 레알 마드리드 원정서 1-1… 16강 예약

손흥민, 호날두와 ‘4분’ 맞대결

토트넘의 해리 케인(왼쪽)과 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경기 후 인사를 나누고 있다. [AP]

토트넘(잉글랜드)이 유럽 챔피언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원정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두며 승점 1점을 따내 레알 마드리드를 어웨이골로 추월, 조 선두 자리로 올라서 16강 진출이 유력해졌다. 하지만 손흥민은 이날 스타팅 11에서 제외된 뒤 후반 막판에 교체 투입돼 추가시간까지 4분여를 뛰는데 그쳐 앞으로 팀내 주전경쟁이 더욱 험난해질 것임을 예고했다.

17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벌어진 대회 조별리그 3차전 원정경기에서 토트넘은 전반 레알 마드리드와 한 골씩을 주고받은 뒤 끝까지 균형을 유지해 1-1로 경기를 마쳤다. 대회 3연패를 노리는 최고 우승후보와의 원정경기에서 사실상 대등한 경기로 승점 1점을 챙긴 토트넘은 조별리그 승점 7(2승1무)를 기록했고 승점은 물론 득점(7), 실점(2), 골득실(+5)이 모두 레알 마드리드와 같았으나 이날 상대 자책골로 득점에 성공해 타이브레이커인 원정골에서 앞서며 조 선두가 됐다. 특히 같은 H조의 도르트문트(독일)가 이날 아포엘(사이프러스)과의 원정경기에서 1-1 무승부에 그쳐 승점 1을 얻는데 그치면서 3경기를 남기고 이들과 승점 6점차 간격을 유지한 토트넘과 레알 마드리드는 사실상 16강 티켓을 예약했다.

이날 조별리그 최대 고비였던 마드리드 원정에서 모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노장 페르난도 요렌테를 깜짝 선발로 투입, 주포 해리 케인과 함께 투톱을 맡겼고 손흥민 대신 무사 시소코를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기용한 5-3-2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요렌테는 토트넘 이적 후 컵 대회에 딱 한 번 선발 출장한 것이 전부였으나 과거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22경기에 출전해 8골을 뽑아낸 경력으로 이날 선발로 발탁됐고 충분한 경쟁력을 보여줬다. 또 지난 주말 본머스와의 경기에서 벤치를 지키다 후반 중반 손흥민과 교체돼 경기에 나섰던 시소코는 이날 선발로 나와 측면에서 시종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며 거의 90분을 뛰어 주전경쟁에서 손흥민을 추월했을 가능성을 예고했다.


특히 징계로 인해 이날까지 챔피언스리그 3경기에 결장한 델리 알리가 다음 경기(11월1일 레알 마드리드)부터는 복귀하고 부상 중이던 같은 포지션의 경쟁자 에릭 라멜라도 수일 전부터 1군 훈련에 복귀했기에 손흥민은 앞으로 정규리그는 물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출장시간 확보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조 선두자리가 걸린 이날 경기에서 레알 마드리드는 경기 초반 압도적인 볼 점유율을 보이며 경기를 주도했다. 경기 시작 4분 만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날카로운 헤딩슛이 오른쪽 골대에 맞고 튀어나온 뒤 빈 골문을 노린 카림 벤제마의 오른발 슛은 골문 왼쪽으로 벗어났다. 이어 전반 17분엔 호날두의 오른발슛이 역시 골문 왼쪽으로 빗나갔다.

일방적으로 몰리던 토트넘은 전반 19분 첫 공격에서 레알 마드리드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오른쪽 코너킥이 올라오자 케인이 솟구쳐 올라 강력한 방아 찧기 헤딩을 시도했고 마드리드 골키퍼 케일러 나바스는 감각적인 세이브로 실점을 면했다. 토트넘은 곧이어 케인이 오른쪽 측면을 돌파해 올린 크로스를 요렌테가 골문 바로 앞에서 슈팅으로 연결하기 직전 수비수외 부딪치며 넘어졌으나 주심의 휘슬은 울리지 않았다.

하지만 기세가 오른 토트넘은 전반 28분 먼저 레알 마드리드의 골문을 열었다. 오른쪽 측면에서 서지 오리에가 올린 크로스를 쇄도하던 케인이 뒤로 흘린 볼이 그를 마크하던 수비수 라파엘 바란의 발에 맞고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가 자책골이 됐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는 전반 42분 환상적인 패스워크로 토트넘 페널티박스 왼쪽을 완전히 돌파했고 당황한 오리에가 토니 크로스를 태클해 얻은 페널티킥을 호날두가 깨끗하게 성공시켜 전반을 1-1로 마쳤다. 그리고 후반 초반 다시 맹공에 나서며 토트넘 문전을 맹폭했으나 후반 9분 벤제마가 골문 바로 앞에서 결정적인 헤딩슛을 시도한 것과 18분 호날두의 강력한 슈팅이 모두 토트넘 골키퍼 휴고 로리스의 수퍼 세이브에 막히며 결승골을 얻지 못했다. 토트넘 역시 후반 29분 케인이 결정적인 찬스에서 때린 슈팅이 골키퍼 나바스에 막히면서 결국 승점 1점씩을 나눠가진 것에 만족해야 했다.

한편 손흥민은 후반 44분 시소코와 교체돼 경기에 나선 뒤 4분여를 소화하며 추기시간 종료직전 한 차례 슈팅을 시도했으나 수비수에 맞고 굴절됐고 잠시 후 종료 휘슬이 울렸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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