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업하기 힘들다고 시간벌기용은 무의미
▶ 전공분야·비용 등 고려, 직장생활에 도움돼야
대학원은 학부와 달리 전문지식 습득에 대한 동기부여와 학문에 대한 열정이 없으면 성공적으로 끝내기 힘들다. 미국의 한 의대졸업생들이 자신이 원하는 대학의 레지던트 과정에 배정된후 환호하고 있다. [AP]
바야흐로 학력의 인플레 시대에 살고 있다. 왠만한 학사 학위만 가지고는 어디 가서 명함 내밀기도 힘들고 일부 직종은 아예 취업이 힘들다. 그러나 대학원에 반드시 진학해야하는 의대, 약대, 치대, 법대, 공대 등을 제외한 나머지 전공에서도 대학원을 진학해야 하는 지에 대해서는 신중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본인이 정확하게 무엇을 얼마나 더 공부하거나 연구할 지 결정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단지 취업이 되지 않았다고 해서 시간을 벌기위해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많은 대학 졸업생들은 취직이 안 될 경우 대학원을 선택하기가 일쑤이다. 그러나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고 해서 더 나은 기회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학비도 대학에 비해 훨씬 비싸기 때문에 대학원 진학은 아무래도 부담스러운 결정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일단 자신의 커리어를 정하고 확실한 분야에 대한 열정과 비전이 있다면 대학원에 입학해서 공부해도 아깝지가 않을 것이다. 대학원 진학이 반드시 필요한지에 대해 분석한다.
진학해야하는 이유를 자문자답한다
대학원 진학에 관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자문자답 해야 할 사항이 있다. 즉 본인의 커리어와 관련해 특별히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어떤 대학생들은 졸업 후에 무엇을 해야 할지 결정하지 못한 채로 대학원 진학이라는 대안을 찾는다. 그저 대학원을 졸업하면 무엇인가 할 수 있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에 젖어 쫓기듯이 대학원에 진학한다.
그러나 이것은 돈과 시간을 낭비할 우려가 있다. 대학원은 본인 커리어에 대한 정확한 비전은 물론 미래에 대한 계획이 있는 학생들이 진학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만약에 대학원에 진학할 생각이 있다면 과연 이 학위로 무슨 일을 할 것인지 정확하게 결정해야한다. 대학교 때와는 달리 대학원의 모든 학과목은 전공과 아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고 전공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학부에 비해 더 많은 학자금이 들기 때문에 제대로 투자하지 않을 경우 시간은 물론 재정적인 측면에서도 큰 낭비가 될 수 있다.
분야별로 석사학위를 했다고 연봉이 크게 차이 나진 않는다
실제로 대학원 석사 학위는 특별히 필요로 한 분야를 제외하곤 그렇게 효과가 없다. 사실 대학원에 있다 보면 현장에서 경력을 쌓을 시간도 줄어들게 된다. 또한 대학원 학비는 대부분 융자로 하는데다 갚을 액수도 많기 때문에 여간 부담스럽지 않다. 만약에 전공과 일치되지 않는 분야의 일자리를 잡아야할 경우 해당 업체에서는 의아하게 생각할 수도 있고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 회사에서 요구하는 것보다 넘치는 자격을 가지고 있을 때는 본인의 구직에도 그렇게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대학원만 졸업하면 특별히 연봉이 더 많을 것이라는 환상에서 빠져나올 필요가 있다. 실제로 경영학석사학위(MBA)가 높은 연봉을 보장한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되어 버렸다.
물론 일부 명문대 MBA의 경우 대학원을 졸업하기도 전에 스카웃 경쟁을 펼쳐서 학생들이 구직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지만 대부분의 MBA는 자신이 졸업후 일할 필드를 심사숙고해서 스페셜티를 정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MBA를 공부하는 학생 가운데 상당수가 현재 필드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졸업후 전공과 관련있는 일자리를 잡기 좋은 잇점도 있다.
전공에 대한 열정과 헌신이 있어야 한다
대학에서의 공부는 그냥 얼렁뚱땅 넘어갈 수 있지만 대학원 공부는 틀리다. 본인이 관심이 없고 열정이 없으면 계속할 수 없다. 이때부터는 리서치는 물론 학습의 심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그 분야를 본인이 좋아하지 않고는 학과공부를 쫓아갈 수 없다. 대학원 진학에 앞서 내가 이 분야에서 평생 몸 바쳐서 일할 자신이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
특히 실무적인 분야의 대학원도 있지만 학문을 깊게 공부하는 대학원도 있다. 자신이 정말 헌신적으로 계속해서 공부를 할 수 있는 지 알아본다. 전공에 대한 열정은 기본적으로 있어야 하겠지만 자신의 지속적인 연구로 해당분야의 학문이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희생정신이 수반해야 한다.
특히 의대의 경우 대체적으로 우등생들이 많이 가는 데다 학업에 대한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건강을 잘 관리하면서 공부해야 하고 실제로 입학해서 수년간 공부했지만 자신과 잘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중도탈락하는 학생들도 종종 발생하기 때문에 의대 진학이 과연 자신에게 최선의 선택인지 심각하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할 필요가 있다. 중도에 탈락하게되면 시간과 비용에서 엄청난 손해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효율적인 시간관리와 논리적인 사고력
대학원은 공부뿐 아니라 리서치 혹은 경우에 따라서 학부생들을 가르쳐야 하는 조교 등의 업무도 주어지기 때문에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지 않고는 감당을 할 수가 없다. 연구교수와의 관계구축에도 시간을 써야 하고 리서치와 연구 논문 등에 들어가는 시간도 무시할 수 없어 1분 1초를 아껴 써야 한다. 논문이나 리서치 등에서는 평면적인 사고방식이 아니라 입체적인 접근방식이 따라야 한다. 무엇보다도 평상시에 사물을 논리적으로 보고 분석하는 사고력이 필요하다. 또한 학부생을 가르치는 일 등에서는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분석하는 습관을 들이지 않으면 창의적인 교육을 시키기가 힘들다.
무조건 공부만 무조건 많이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물론 당연히 학업량이 많고 열심히 해야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확실한 동기부여를 받아야 한다. 내가 왜 이 공부를 하는 지 또한 이 공부가 사회와 어떻게 연관이 되어 있으며 과연 인류의 문명에 어떠한 역할을 하게 될 지에 대해서도 폭넓고 깊게 생각한다.
대학원을 가야 하는 일부 학과에 대한 고려
직업에 따라서는 대학원 학위소지자가 아니면 아예 채용을 하지를 않는다.
예를 들어 엔지니어와 심리학자 등은 대학원 학위 소지자가 아니면 해당분야에서 일하기가 힘들다. 이 계통의 학부생은 이미 대학을 다닐 때부터 본인이 대학원까지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따라서 이미 대학 신입생부터 어떤 코스의 공부를 해야하는 지 정확하게 알고 미리 준비를 하게 된다. 만약에 당신이 이런 그룹에 속해 있다면 다행이다.
만약에 대학원 학위가 필요하지 않은 분야라도 대학원까지 마치면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만약에 현재 해당 분야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할지라도 이론적인 배경지식을 더 쌓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해서 더 공부를 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특히 교사의 경우 대학원 학위를 권장할 만하다. 또한 영어, 음악, 연극, 과학, 수학 분야의 교사들은 대학원에서 더 많은 지식을 쌓고 자극을 받는 것도 생각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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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