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총기49정 비축 ‘대량살육’ 노렸다

2017-10-04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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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스베가스 미 최악 총기난사- 범인 스티븐 패덕 철저한 계획범죄

▶ 자동사격 가능케 기관총으로 개조도…단독범행 결론 동기는 아직 못찾아

총기49정 비축 ‘대량살육’ 노렸다

지난 1일 밤 라스베가스에서 사망자 59명 등 600명 가까운 사상자를 낸 미 역사상 최악의 총기난사 참극(본보 3일자 1·2·3·4·11면 보도)은 그 구체적 범행동기가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무기광’인 범인 스티븐 패덕(64)이 애초부터 대량살육을 목적으로 치밀하게 사전 계획한 냉혹한 범죄라는 정황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특히 패덕이 총기를 무차별 난사했던 맨덜레이베이 호텔방에서는 고성능 총기 23정과 망치 등이 발견됐고, 그의 집과 자동차에서도 다량의 총과 폭발물질이 나오는 등 모두 합쳐 49정의 총기와 살상용품들이 나오면서 군복무 경험은 없지만 무기광으로 드러난 패덕의 범행이 애초부터 대량살육을 목적으로 철저하게 계산된 것이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총격범은 범행 사흘 전인 지난달 28일 라스베가스 맨덜레이베이 호텔 32층 스위트룸 32135호에 체크인한 뒤 1일 밤 사건 당시까지 널찍한 스위트룸의 거실과 침실의 창문 2곳을 통해 광란의 총기난사를 벌일 준비를 철저하게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패덕은 경찰이 들이닥치는지 확인하기 위해 방 안팎에 감시카메라까지 설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10여개의 여행용 가방에 숨겨 호텔 방으로 가지고 들어간 소총 등 중화기들의 일부를 기관총처럼 ‘자동연사’가 가증하도록 개조해 대량살상을 노린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은 3일 패덕이 총기 자동연사를 가능케 하는 개조부품인 ‘범프 스탁(bump-stock)’ 2개를 갖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실제 사건 당시 총성은 기관총을 갈기듯 연속적으로 벌어져 청중들이 빽빽이 몰려 있는 콘서트장이 마치 ‘죽음의 상자’처럼 ‘킬링필드’로 변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이어지면서 인명피해를 키웠다는 것이다. 3일 라스베가스 경찰은 패덕의 총기난사가 9분가량 계속 이어졌다고 밝혔다.

방아쇠를 당길 때마다 1발씩 발사되는 반자동 방식에 범프 스탁을 결합하면 1분당 400~800발의 완전자동 사격이 가능하다고 AP통신은 설명했다.

또 호텔 방에서는 사격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스코프(조준경)와 거치대도 발견됐다. 이같이 철저한 준비를 마친 총격범은 서로 다른 각도의 유리창 2개를 해머로 깨고 ‘자동화기’를 난사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 규모를 극대화하기 위해 최적의 사격 각도를 확보하려 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밖에 100m 높이의 32층 호텔방에서 고공 사격한 것도 피해를 키웠다. 통상 평지에서 인근의 불특정 대중을 겨냥해 발포하는 총기 난사에서는 땅바닥에 엎드려 몸을 피할 수 있지만, 비가 오듯 총알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는 마땅히 대응하기 어렵고, 오히려 엎드리는 게 총에 맞을 확률을 높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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