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바이어 직접 상대는 ‘금물’

2017-09-21 (목)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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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달사항 있으면 반드시 에이전트에게 부탁

▶ 모기지 페이먼트 관련 답변은 피해야


샐러가 하면 안될 발언들

‘집 왜 내놓으셨나요?’

바이어가 셀러에게 흔히 던지는 질문이다. 아무 생각 없이 물어 보는 질문 같지만 셀러의 답변에 따라 주택 판매의 성공이 달려 있다. 바이의 목적은 오직 한 가지. 조금이라도 낮은 가격에 집을 구입하기 위해서 바이어는 온갖 노력을 한다. 그중 하나가 바로 집을 내놓은 이유를 물어보는 것이다. 만에 하나 셀러가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답변을 한다면 답변을 꼬투리 삼아 낮은 가격의 오퍼를 제출하기 쉽다. ‘집 왜 파세요’라는 질문에 셀러가 조심해야 할 답변 유형을 온라인 부동산 업체 ‘리얼터 닷컴’이 정리했다.


■ 즉답 대신 돌려서 대답

바이어의 ‘헐값 오퍼’ 전략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바이어를 직접 상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전달 사항이 있다면 반드시 에이전트를 통해서 한다. 바이어가 집을 보러 올 때나 오픈하우스를 할 때도 바이어와 직접 마주치지 않도록 잠시 나가 있는 것이 좋다.

만약 바이어가 예정된 시간보다 일찍 도착하거나 외출 뒤 돌아왔는데도 집에 아직 있다면 인사 이외의 대화는 자제한다.

그래도 바이어가 집을 파는 이유에 대해서 물어 오면 간략하게 답변하고 즉답은 피한다. 예를 들어 ‘그동안 잘 살았습니다. 삶에 조금 변화가 생겨서 불가피하게 이사를 해야합니다’와 같은 답변이 적절하다.

■ 전근 명령을 받아서

새 직장으로 옮기거나 전근 명령을 받아서 집을 내놓는 셀러가 많다. 이사 업체 얼라이드 밴 라인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이사 고객 약 17%가 직장을 옮겨야 하는 이유로 이사를 한다고 한다. 그렇지만 직장 때문이라는 이유를 바이어한테 솔직하게 알려줄 필요는 없다.


전근 명령이나 새 직장을 얻은 경우 대부분 일정 기간 내에 이사를 마쳐야 하기 때문에 바이어는 ‘셀러가 급하게 집을 팔아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셀러가 급하다고 판단한 바이어는 이사 일정과는 상관없이 무작정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 더 큰 집으로 이사가려고

자녀수가 늘면 편하게 잘 지내던 집도 갑자기 작게 느껴진다. 어린 자녀가 성장해도 실내 공간이 어느 순간 비좁아진다. 큰 집으로 이사가려고 집을 내놓은 경우에도 솔직한 이유를 알리면 안 된다. 큰 집으로 이사가겠다는 말을 뒤집어서 생각하면 지금 살고 있는 집이 작다는 것처럼 들릴 수 있다. 만약 바이어의 가족 수가 동일하거나 오히려 많다면 굳이 작은 집으로 이사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 자녀가 모두 출가해서

최근 집을 내놓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많다. 자녀들이 이미 다 성장한 뒤 독립해서 은퇴 준비를 위한 목적으로 집을 처분하는 경우다. ‘큰 집을 팔고 작은 집으로 이사 가기 위해서’라는 대답도 자칫 바이어에게 오해를 사게 할 수 있다. 집이 크다고 생각하면 불필요한 공간이 많아 관리비나 유지비만 많이 나올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모기지 페이먼트 낮추려고

가장 주의해야 할 대답이 바로 셀러의 재정 상황과 관련된 대답이다. 셀러의 재정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인상을 주면 바이어는 즉각 ‘헐값 오퍼’ 제출이라는 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모기지 페이먼트와 관련된 답변을 피해야 한다.

페이먼트를 낮추기 위해서라고 대답하면 집이 비싸거나 가격이 높다고 생각되기 쉽다. 동시에 셀러의 재정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의미도 담겨 있어 바이어의 가격 흥정 전략에 휘말리게 된다.

■ 이미 이사 갈 집을 구입해서

집을 팔면 이사 갈 집을 당연히 구해야 한다. 집을 팔아야 이사 갈 집을 구입할 수 있는 셀러가 있는가 하면 이미 이사 갈 집을 장만해 놓은 셀러도 있다. 그렇다고 이미 집을 장만했다고 자랑삼아 이야기하면 제값에 집을 팔기가 힘들어진다.

집을 두 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비용도 두배로 나가고 있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모기지 페이먼트, 재산세, 보험료, 관리비 등 두배로 나가는 비용을 줄이려면 내놓은 집을 최대한 빨리 파는 수밖에 없다. 이점을 노린 바이어들은 낮은 가격의 오퍼를 제출하려는 경향이 있다.

■ 조용한 동네로 가고 싶어서

주택을 구입할 때 입지 조건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입지 조건에 대한 판단은 바이어 스스로가 하도록 하고 관련 질문에는 좋은 점이라도 답변에 매우 주의해야 한다. 조용한 동네로 이사 갈 계획이라는 대답은 당연히 동네가 시끄럽다는 이야기로 들릴 수밖에 없다.

‘지금 살고 있는 동네가 조용하다‘라는 대답도 일부 바이어에게는 부정적으로 들릴 수 있다. 일부 젊은층 바이어들은 밤늦은 시간까지 야외 활동을 즐기고 싶어하는데 이런 바이어들에게는 조용한 동네가 오히려 적합하지 않다.

■ 단층집으로 이사가려고

2층집에 살아보니 불편해서 단층집으로 이사 가려는 수요도 꽤 많다. 이중에는 2층으로 이동이 힘든 노년층이나 몸이 불편한 경우도 있다. 그런데 단층집으로 이사 가기 위해서라고 이야기하면 2층집 생활이 불편하거나 계단이 많은 것처럼 들리기 쉽다. 2층집에서 생활해 보지 않은 바이어는 2층집이 불편하다고 지레 겁부터 먹을 수 있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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