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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문학상 누구 품에... 케냐 출신 시옹오 유력?

2017-09-16 (토)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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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英도박사이트 배당률 공개

올해 노벨문학상 누구 품에... 케냐 출신 시옹오 유력?
아프리카 현대문학 대표하는 거장
`서구 중심주의’탈피 맞물려 주목

日 하루키도 2위 올라 유력 후보
고은 시인 배당률 16대 1로 10위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가 10월2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물리학상(3일), 화학상(4일), 평화상(6일),경제학상(9일) 등 노벨상 수상 일정을 발표했다. ‘노벨상의 꽃’으로 불리는 노벨문학상의 발표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목요일에 수상자를 발표해 온 전통에 따라 10월 5일 또는 12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마다 ‘노벨상의 계절’이 되면 바빠지는 곳이 있다. 수상 후보군의작품 판권을 가진 출판사와 영국의 도박사이트인 래드브록스(Ladbrokes)다. 래드브록스는 매년 노벨문학상수상 가능성이 있는 작가들을 대상으로 배당률을 공개하는데 2006년오르한 파무크, 2015년 스베틀라나알렉시예비치 수상을 맞힌 것을 비롯해 2011년, 2012년 수상자인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와 모옌을 2위로예측하는 등 높은 적중률을 보여왔다. 2014년 수상자 앨리스 먼로는수상 가능성 5위로 꼽히기도 했다.

래드브록스가 11일 공개한 노벨문학상 수상자 베팅률을 보면 케냐 출신의 작가 응구기 와 시옹오가 배당률 1위(4대 1)로 가장 유력한 수상후보로 꼽힌다. 시옹오는 아프리카현대문학을 대표하는 거장으로 탈식민주의 문학운동을 주도해 왔다. 뉴욕대학교 비교문학과 영문학 교수로 재직하며 소수언어와 문화에 대한저술과 강연을 이어 오고 있다. 최근 10여년 동안 아프리카 문화권의 수상자가 없다는 점과 서구문화 중심주의 탈피라는 정치적인 문학 성향이 맞물리며 몇 년간 유력 수상후보로 주목받았다. 최근 2년 사이 그의 대표작 ‘한 톨의 밀알’(은행나무), ‘피의 꽃잎들’(민음사), ‘십자가위의 악마’(창비)가 노벨문학상 발표시점인 10월 초에 집중 출간될 정도로 유력 후보다. 지난해 박경리 문학상을 수상했다.

배당률 2위(5대 1)는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다. 데뷔 이후 줄곧 정치적 이데올로기와 무관한 ‘강력한 개인성’을 무기로 한 그의 소설은 순문학과 대중문학의 특징을 섞은 ‘중간 소설’로 불리며 여러 나라베스트셀러 1위를 휩쓸었다. 그는2009년 예루살렘 문학상을 수상하며 중동 평화를 호소한 후 후보군에 들었다. 2011년 카탈루냐 문학상(원전 반대), 2014년 독일 벨트 문학상(전쟁 반대) 등 각종 시상식에서 정치적 소신 발언을 하며 노벨문학상 후보로 급부상했다. 그의 최근작 ‘기사단장 죽이기’에서 난징 대학살 고발이 나오는 대목은 노벨상 수상을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있다.

배당률 3위(6대 1)는 캐나다 작가마가렛 애트우드다. 올해 미국 드라마로도 만들어진 SF소설 ‘시녀이야기’를 포함해 역사소설, 논픽션, 평론, 아동문학, TV 대본, 오페라 대본을 썼고, 최근에는 그래픽노블 스토리도 쓴 다재다능 작가다. 지난해 오하이오주의회에서 낙태시술 제한법안이 통과된 후 이에 항의하는 여성들이 ‘시녀 이야기’ 속 붉은 옷을 입고 침묵시위를 해 소설이 새삼 화제가 됐다. 고전적인 모티프를 차용해 여성의 관점과 정체성을 그려 캐나다 최초의 페미니스트 작가로 평가받는다. 노벨문학상이 저널리스트(2015년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와 가수(2016년 밥 딜런) 등으로 문학의 개념을 점점 넓혀 가고 있는경향을 보이고 있어 다종다양한 글을 발표한 애트우드의 수상 가능성도 높아졌다.

매년 노벨상 수상 유력 후보군에오른 히브리문학의 거장 아모스 오즈, 이탈리아 인기작가 클라우디오마그리스는 10대 1의 배당률로 4위에 올랐다. 시리아 시인 아도니스,미국 소설가 돈 드릴로가 각각 배당률 12대 1, 14대 1로 7, 8위에 올랐다. 고은 시인도 배당률 16대 1로10위다.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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