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식상한 집들이 선물은 이제 그만

2017-08-24 (목)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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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들이 선물로 좋은 아이템들

집들이에 초대 받았는데 빈손으로 가면 예의가 아니다. 집들이에 갈 때는 반드시 새 집에서 새 출발을 응원하는 뜻을 담아 선물을 사가는 것이 예의다. 한국에서는 흥하라는 의미의 성냥, 일이 술술 잘 풀리라는 소원을 담은 두루마리 휴지를 운이나 재물이 거품처럼 일어나라는 뜻의 세제 등이 집들이 단골 선물이다.

미국에서 타인종 지인의 새집에 초대 받았을 때 한국적 의미를 담은 선물으로 전달해도 괜찮을까? 미국에서도 한국과 비슷한 집들이 선물을 하기도하지만 의미를 담는 경우는 드물다.

대신 의미보다는 실속을 챙긴 선물이 더 많다. 온라인 부동산 매체 ‘리얼티 타임’이 집들이 선물로 좋은 아이템을 추천했다.


■ 청소 서비스 상품권

이사 준비를 하다보면 심신이 지치기 쉽다. 새집 이사에 대한 기쁨은 잠시뿐 이삿짐 정리와 청소로 온 가족의 몸이 성할 날이 없다. 새집으로 이사한 뒤에 가장 큰 스트레스가 바로 집안 청소와 집안 정리다.

이런 고민을 조금이라도 덜어 주자는 의미로 요즘 전문 청소 업체가 발급하는 청소 상품권이 집들이 선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상품권을 받은 집주인은 집들이 행사로 지저분한 집을 청소하는 데 상품권을 얼마든지 사용하며 고마움을 느낄 수 있다.

■ 직접 요리한 음식

이사하느라 지친 상태에서 음식까지 준비하는 일은 이만 저만 힘들 일이 아니다. 흔한 미국식 가정 파티에서처럼 집에서 직접 요리한 음식을 준비해 가면 집주인의 음식 준비 걱정을 덜어주는데 그만이다. 가급적이면 구입한 요리보다는 직접 요리한 음식이 집주인을 챙기려는 의미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음식과 함께 챙겨가야 할 것이 더 있다. 일회용 접시와 식기 도구들. 음식만 챙겨 가면 집들이 행사 뒤 집주인 설거지를 해야하는 불편이 따르기 때문에 일회용 식기도구를 챙겨가면 센스 만점이란 소리도 들을 수 있다.

■ 대신 장봐서 냉장고 채워주기


새집으로 이사하면서 전에 살던 집에서 가져 온 물건들로 집안 곳곳을 채우지만 채워지지 않는 곳이 한 곳 있다. 바로 냉장고다. 이사를 하려면 냉장고를 비우는 작업이 필수지만 냉장고에 있던 물건은 주로 버리고 가져 오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새집 이사 뒤 당장 필요한 것이 냉장고를 채울 각종 먹거리다. 집들이에 초대한 사람과 가까와 잘 안다면 수퍼마켓에서 대신 장을 봐서 가져가는 것도 좋은 집들이 선물이다.

어떤 먹을 거리를 사가야할 지 모른다면 수퍼마켓 상품권 등도 괜찮은 선물 아이템이다.

■ ‘밀 킷’(Meal Kit)

한국에 중국 음식 배달 서비스가 있다면 미국에서는 최근 밀 킷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밀 킷은 요리된 음식을 배달하는 서비스가 아니라 요리 직전 상태의 식재료가 상자에 담겨 배달되는 서비스다. 한국의 3분 요리처럼 간단하게 요리해 먹을 수 있지만 인스턴트 위주의 식재료는 아니다.

밀 킷을 통해 제공되는 식재료는 사람수에 따라 정확히 계량된 양이 조리법과 함께 배달되기때문에 요리를 못하는 사람도 간단하게 요리를 즐길 수 있다. ‘금강산도 식후경’ 이사뒤 허기 진 배를 배부르게 채워주는 밀 킷을 선물하면 고마움도 오래 간다.

■ 이삿짐 정리 도와주기

이삿짐을 정리하려면 가장 필요한 것이 일손이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가정의 경우 아이들을 보면서 이삿짐을 챙겨야 하기때문에 이삿짐 정리가 지연되기 일쑤다. 이럴 때 ‘구원의 손길’을 제공하는 것도 매우 고마운 선물이 될 수 있다. 이삿짐 정리와 집들이 준비를 해야하는 집주인을 위해 일손을 제공하는 것이다.

■ 한달치 정원 관리 서비스 상품권

이사를 한 뒤 집안 정리만 한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집밖 정리까지 마쳐야 모든 이사가 완료됐다고 할 수 있다. 집밖 정리의 핵심은 앞마당 관리다. 이삿짐을 정리를 하다면 수일에서 일주일이 지나가기 쉬워 앞마당 관리에 신경쓸 겨를이 없다.

그러다가 보면 앞마당 잔디가 지저분하게 자라고 잡초까지 모습을 드러내면 이웃들의 불평은 물론 ‘주택소유주협회’(HOA)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쉽다. 이삿짐 정리로 정신없은 집주인을 위해 정원사를 대신 찾아주거나 한달치 정원 관리 서비스를 집들이 선물로 대신할 수 있다.

■ 어린 아이 봐주기

갓난 아이가 있는 집은 이삿짐 정리보다 아이를 봐줄 사람을 찾는 것이 급선무다. 아이 봐줄 사람을 찾아도 이삿짐을 정리하다 말고 아이를 맡기고 데리러 가느라 시간을 뺏기기 쉽다. 어린 아이를 둔 집을 위해 이삿짐을 맘놓고 정리할 수 있도록 아이를 봐주는 것도 센스 넘치는 집들이 선물 아이템이다.

■ 일상 생활 용품 담은 ‘종합 선물 세트’

새집으로 이사한 뒤 일상 생활에 필요한 여러 물품을 담은 상자를 선물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다. 이사 당일부터 필요한 화장실용 휴지, 비누나 샴푸 등 각종 욕실 제품, 식사 대신 챙겨 먹을 수 있는 프로틴 바와 같은 간단한 간식 거리, 전구, 진통제 등 각종 상비약, 일회용 식기 등을 축하하는 마음과 함께 전달한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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