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CMA 샤갈 기획전
▶ ‘마술피리’ 의상 배경막 포함
1966년 마르크 샤갈이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마술피리’(Magic Flute) 무대의 배경막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LACMA 제공]
LACMA 특별기획전 ‘샤갈: 무대 위의 판타지’.
샤갈이 작업한 발레 ‘알레코’ 4막에 등장하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판타지’ 배경막.
마르크 샤갈의 천재성은 가난했지만 예술과 함께 했기에 행복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이 토양이다. 샤갈의 그림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영원한 고향, 러시아 서부의 유대인 거주지 비테프스크를 보면 알 수 있다. 가난한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난 샤갈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본격적인 화가 수업을 받으며 사진 수정작업 조수로, 간판을 그리는 일을 했는데 그 시절 경험이 훗날 그의 작업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오는(31일) LA카운티뮤지엄 레스닉 파빌리언에서 개막한 ‘샤갈 기획전’(Chagall: Fantasies for the Stage)은 그 만의 독창적이고 눈부신 색채를 고스란히 눈에 담을 수 있는 전시다. 이번 전시는 러시아 태생의 화가이자 판화가로 20세기 유럽 화단의 가장 진보적인 존재로 각인되어 있는 샤갈이 미국으로 망명 온 이후 담당했던 발레와 오페라 무대 디자인 작품들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1940년대 초 샤갈이 작업을 시작한 프로덕션 디자인과 의상에 완전히 매료되었다는 시니어 큐레이터 스테파니 바론은 “패브릭 위에 직접 핸드페인팅을 하거나 발레 ‘알레코’의 무대 배경으로 그렸던 배경막은 러시안 민속풍에 정통 멕시코 스타일을 혼합해 그만의 작품을 완성했다”며 “그의 혁신적인 무대 디자인과 유명한 작품들을 함께 볼 수 있는 기회”라고 밝혔다.
내년 1월7일까지 열리는 샤갈 기획전에서는 1942년 발레 ‘알레코’(Aleko), 1945년 발레 ‘불새’(The Firebird), 1959년 무대장치와 의상을 디자인한 발레 ‘다프네와 클로에’(Daphnis and Chloe), 그리고 1967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의 위촉을 받아 뉴욕 링컨 센터 개막 시즌을 알린 오페라 ‘마술피리’(The Magic Flute) 공연 속 의상 41점과 스케치 작품 100여 점을 포함, 총 145점을 만날 수 있다. 전시 디자이너 유발 샤론은 “여타의 샤갈 전시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1942년 멕시코 시티에서 열렸던 아메리칸 발레단 공연 실황을 담은 희귀본 ‘알레코’를 상영한다”고 밝혔다.
무대 디자인 작품들 외에도 샤갈의 걸작 ‘바이얼리니스트’(The Violinist)와 ‘초록 바이얼리니스트’(Green Violinist) ‘7개 손가락 자화상’(Self Portrait with Seven Fingers) 등을 전시해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의 벽화, 니스의 샤갈 성서메시지미술관의 대규모 모자이크 벽화, 파리 오페라극장의 둥근 천장에 거대한 천장화 등을 디자인했던 샤갈의 작품 세계를 보여준다.
‘샤갈: 판타지 포 더 스테이지’는 2년 전 파리 필하모닉 음악의 전당과 프랑스 루베의 아트 뮤지엄 라 피씬이 샤갈의 귀중한 유산을 후원하며 몬트리얼 뮤지엄 오브 파인 아츠에서 선보인 전시 ‘샤갈: 색채와 음악’를 모티브로 LACMA 모던아트의 시니어 큐레이터 스테파니 배런이 의상과 텍스타일 큐레이터, 오페라 디자이너 유바 샤론, 프로젝션 디자이너 제이슨 톰슨과 함께 전시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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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