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 올라온 황재균(30)이 결국 마이너리그로 다시 내려갔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구단은 22일 대규모 선수 이동을 단행하고, 황재균이 트리플A 새크라멘토로 옮긴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27일 빅리그 콜업 지시를 받고 6월 28일 콜로라도 로키스를 상대로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른 이래 24일 만에 마이너리그 강등이다.
부상으로 빠진 주전 3루수 에두아르도 누녜스가 올스타 휴식기 이후 팀에 가세하면서 황재균의 출전 시간은 눈에 띄게 줄었다.
브루스 보치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황재균이 대타 출전과 낯선 투수와의 대결에서 불리한 처지에 있었다며 이번 마이너리그행이 황재균의 출전 시간을 위한 조처임을 시사했다.
보치 감독은 MLB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벤치에 앉아서 경기를 지켜보며 출전 기회를 얻으려는 것이 황재균에게 힘든 일이었을 것"이라면서 "꾸준한 출전 시간을 보장해주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 우리는 그가 필요하다"며 언젠가 다시 빅리그로 불러올리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마이너리그 새크라멘토로 돌아간 황재균은 앞으로 열흘간 빅리그에 올라올 수 없지만, 자이언츠에 부상자가 등장하면 그 선수를 대체해 빅리그에 복귀할 수 있다.
콜로라도와의 빅리그 데뷔전에서 5번 타자 3루수로 출전해 빅리그 첫 안타를 결승 홈런으로 장식하며 강렬한 신고식을 치른 황재균은 13경기에서 타율 0.167(36타수 6안타), 홈런 1개, 3타점을 남겼다.
선발로 출전한 마지막 경기는 17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전이었다.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보내던 황재균은 옵트 아웃(빅리그로 못 올라가면 자유계약으로 다른 구단을 알아보는 것)으로 샌프란시스코를 떠날 예정이었으나 지난달 27일 갑작스러운 콜업 요청을 받고 꿈에 그리던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한편 황재균은 전날 대수비로 오랜만에 그라운드를 밟았다.
샌프란시스코는 21일 샌프란시스코의 AT&T 파크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홈경기에서 9-11로 뒤진 연장 11회 초 1사 1, 3루에서 더블 스위치(투수 교체 과정에서 타순 조절을 위해 야수를 동시에 바꾸는 것)를 했다.
투수는 조지 콘토스에서 카일 크릭으로 바뀌었고, 앞서 3경기 연속 결장했던 황재균이 6번 타자 1루수로 투입됐다.
샌디에이고에 1점을 더 내줘 9-12로 뒤진 상황에서 연장 12회 말 공격에 들어간 샌프란시스코는 2~4번인 에두아르두 누네스, 브랜던 벨트, 버스터 포지가 삼자범퇴로 힘없이 물러나 6번 황재균에게 타격 기회는 돌아오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