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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주년 문학축제’ 초청강사 나태주 시인·유성호 교수

2017-07-12 (수)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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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태주 시인 “여전히 낯설고 서툰 ‘시’ 얘기 나눠요”

▶ 유성호 교수 “고독함·향수 노래 이민자들은 시인”

재미시인협회(회장 조옥동) 창립 30주년 문학축제는 한국 문학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기고 있는 나태주 시인과 문학평론가 유성호 교수를 초청한다. ‘민들레 홀씨처럼’을 통해 “시는 인생살이를 하다가 받는 온갖 상처의 꽃”이라고 한 시인 나태주, 그리고 “생은 ‘실체’일 때보다 ‘흔적’으로 있을 때가 더 아름답고 오히려 선명한 법이다”고 논설한 문학평론가 유성호와의 만남은 이민 문학이 나아갈 길을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오는 16일 오후 3시 가든스윗호텔에서 반가운 얼굴로 마주하게 될 두 초청 강사들을 지면으로 먼저 만나봤다.

■ 시인 나태주


2009년~현재 공주문화원장/공주풀꽃문학관 개설, 운영/풀꽃문학상 제정·시상

“한국의 공주에 살며 시를 쓰는 사람 나태주입니다. 우선 재미시인협회 창립 30주년을 축하드리고 창립 기념행사로 세미나를 개최하면서 저를 불러주시어 감사드립니다. 실로 여러 차례 LA를 찾은 일이 있어 대부분의 회원들이 지면의 얼굴들이겠지만 가운데는 처음 뵙는 분도 계실 것 같습니다. 제가 다시 살아서 미국 땅을 방문하고 거기에 더하여 미주시협 창립 기념 세미나에서 이야기를 하는 기회가 주워져 더욱 감사드립니다. 사람은 살아서 만나는 일이 참으로 감사하고 좋은 일입니다. 반가운 일입니다. 저는 삶의 하루하루를 기적의 순간, 그 연속이라고 생각하고 또 말하는 사람입니다. 게다가 시를 말하는 자리라면 더욱 놀랍도록 감사하고 좋은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자신 1971년도에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니 어언 시인 나이 올해로 47세가 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도 시에 대해서는 끝내 허우적대는 심정이고 밤중에 길을 걸어가는 심정입니다. 나름대로 시에 대한 책 ‘꿈꾸는 시인’과 ‘죽기 전에 시 한편 쓰고 싶다’를 썼는데도 여전히 시에 대한 이야기는 낯설고 새롭고 서툽니다. 하지만 그것이 시를 더욱 눈부시게 하고 새롭게 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여튼 뵙게 되면 시에 대해서, 제가 시를 쓰면서 가졌던 여러가지 좌절과 성공과 기쁨에 대해서 솔직히 말씀 올리고자 합니다. 편한 마음으로 들어주시고 좋은 질문과 대화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뵙는 날까지 부디 편안히 계시기 빕니다.”

■ 문학평론가 유성호

한양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김달진문학상·유심작품상·편운문학상 평론부문 수상

“재미시인협회는 단아하고 견고한 모국어의 결과 품을 간직하고 계신 시인들의 모임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일상적으로는 이중언어 환경에 놓여 있는 이른바 ‘이민자’ 시인들 모임인 셈이지요. 이렇듯 단단하고도 치열한 언어의식을 가지시면서, 오랜 감각과 경험과 기억 속에 녹아 있는 모국어의 아름다움을 누구보다도 정성스레 개척하고 완성해 가시는 모습에, 저는 말할 수 없는 경의를 가집니다. 아닌 게 아니라 재미시인협회 시인들의 노마드적 언어는, 이민 생활에 따른 보람과 행복은 물론, 근원적인 고독과 결핍까지 선명하게 전해주고 있습니다. 그렇게 시인들은 이민자로서의 기억과 경험을 통해 가족 간의 사랑이나 조국에 대한 그리움 혹은 보편적 인생론 등을 힘있게 노래함으로써, 오랜 이민 생활을 한편으로는 누리고 한편으로는 견뎌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시인들은 모국어에 대한 애착을 중심으로 자신들의 시쓰기가 불가피한 존재론적 사건이자 작업임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이는 바로 이민자 생활을 관통하면서 존재하는, 양도할 수 없는 자신들만의 고유한 삶의 방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그 안에는 자신이 살아온 오랜 세월에 대한 깊은 그리움도 가로놓여 있을 것입니다. 그동안 이루신 재미시인협회의 성취는 이러한 현실과 꿈 사이에서, 그리고 자신을 가능케 했던 모국어에 대한 사랑의 힘으로 가능했을 것입니다. 이러한 고전적 태도와 모국어에 대한 사랑을 통해 존재론적 궁극을 이루어가시는 시인들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모국어에 대한 탐구와 실천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꿈을 완성해 가시는 모습에 저의 강연이 힘을 보태게 되기를 마음 깊이 소망합니다.”



‘30주년 문학축제’ 초청강사 나태주 시인·유성호 교수

문학축제 강사로 초청된 나태주 시인

‘30주년 문학축제’ 초청강사 나태주 시인·유성호 교수

문학평론가 유성호 교수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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