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집을 보지도 않고 산다고?

2017-06-15 (목) 준 최 객원기자
크게 작게

▶ 믿을만한 에이전트 확보하고 손품 팔아야

영화에 가끔 집을 가족에게 선물하는 장면이 나온다. 가족 모르게 집을 장만해 마치 서프라이즈 선물처럼 열쇠를 가족에게 전달하는 장면이다. 집을 선물로 받아서 기쁘긴 한데 나머지 가족들은 보지도 못한 집에서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같은 일이 과연 현실에서도 가능할 까?

온라인 경제매체 ‘비즈니스 와이어’가 주택 구입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구입자 5명중 1명은 실제로 집을 보지 않고 오퍼를 제출한다고 한다. 구입 경쟁이 심할 때나 외국인 구입자라면 가능한 일이다. 인터넷을 통해 사진과 매물 자료만 검토한 뒤 구입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는 경우다. 집을 보지 않고 구입 결정을 내려야 할 경우 주의 할 점을 온라인 부동산업체 ‘리얼터 닷컴’이 정리했다.

■ ‘손품’ 최대한 팔아야


인터넷 매물 검색이 없었던 시절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일이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해 웬만한 매물 자료를 다 검색할 수 있기 때문에 집을 직접 보지 않고도 얼마든지 구입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됐다. 집을 보지 않고 구입 결정을 내리려면 인터넷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다른 구입자들이 주말 또는 평일 저녁 시간을 내서 집을 열심히 보러 다니는 것처럼 인터넷을 통한 매물 쇼핑에 손품을 최대한 팔아야 한다.

인터넷을 통한 매물 자료 검색보다 더 중요한 검색이 있다. 매물이 위치한 지역 정보도 최대한 검색한 뒤 구입 결정시 참고해야 한다. 대부분이 매물 검색 사이트에는 지역 정보가 빈약하기 때문에 별도의 검색은 필수다. 인터넷을 통해 집만 보고 구입을 결정했다가 막상 방문한 뒤 열악한 주변 환경에 실망하기 쉽다.

■ 믿을만한 에이전트 확보

집을 보지 못하고 구입해야 한다면 믿을 만한 에이전트를 확보하는 것이 성공적인 구입의 관건이다. 주택을 구입하는 지역에서 전문으로 활동하고 경험이 풍부한 에이전트를 물색해야 믿고 주택 구입에 나설 수 있다.

집을 보지 않고 구입하는 경우는 대부분 타주나 해외에서 구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해당 지역의 주택 시세에 어두울 때도 많다. 주택 구입 계획 지역에서 활동하는 여러 에이전트에게 접촉, 주택 시세에 대한 정보를 의뢰해 이해하는 것이 급선무다.

일반적인 주택 구입 과정에서도 적어도 3명 이상의 에이전트를 직접 만나서 인터뷰해 보는 것이 필수다. 거리가 멀다고 해서 인터뷰가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스마트 폰 등을 통한 영상 통화로 물색한 에이전트와 직접 대화를 나누며 믿을 만한 에이전트인지 살펴보면 에이전트 선택에 도움이 된다.


집을 보지 않고 구입하려면 에이전트의 도움이 절실하기 때문에 선택한 에이전트에게 신뢰를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출 자격, 다운페이먼트 자금 준비 상황 등 구입 자격을 에이전트에게 모두 상의하며 주택 구입에 대한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

■ 실시간 매물 영상 확인

매물 사진만 검색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사진과 함께 ‘매물 영상’(Virtual Tour)을 함께 보면서 마치 실제로 집을 보러 간 것과 같은 체험을 해 본다. 주택 구입을 도와 줄 에이전트를 결정했다면 에이전트에게 실시간 매물 촬영을 통한 쇼윙을 요청한다.

에이전트가 매물로 나온 집을 방문해 영상 통화 등의 방법으로 집안 곳곳을 촬영하면서 매물을 보여주는 것이다.

비록 몸은 먼 곳에 떨어져 있지만 에이전트의 눈을 통해 매물을 대신 볼 수 있고 실시간으로 궁금한 점도 문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나무 바닥처럼 보이는데 재질이 무엇인지, 옷장의 실제 크기가 충분한 지 등의 사항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영상 통화를 통해 집을 보여주는 에이전트의 반응을 통해서도 매물 조건과 상태 등을 파악할 수 있다.

■ 지인 통한 대리 방문

주택구입지 인근에 거주하는 친척이나 친구, 직장 동료 등이 있다면 대신 집을 가봐 달라고 부탁한다. 사진이나 영상을 통해서는 확인할 수 없는 사항을 주변 사람들에게 대신 방문해서 확인해달라고 요청한다.

집 주변에 소음이나 악취 등은 없는 지, 주변 도로의 주차 상황이나 교통 상황은 어떤지, 사진에 나오지 않은 장소 중 취약한 부분은 없는 지 등을 대리 확인해야 한다.

■ 사전 홈 인스펙션

홈 인스펙터를 통한 사전 점검이 가능하다면 집을 보지 않고 사는 구입자들의 구입 결정에 가장 큰 도움이 된다. 홈 인스펙터를 통해 매물을 점검하면 겉으로 보이지 않는 내부 상태까지 속 시원하게 파악된다. 가능하다면 셀러측에게 일반적인 홈 인스펙션 절차를 요청을 시도해본다.

일반적인 홈 인스펙션을 실시하려면 적어도 몇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셀러측에게 사전 요청을 해 일정을 잡아야한다. 셀러측의 협조가 이뤄지지 않으면 홈 인스펙터를 일반적인 쇼윙에 대신 보내 짧은 시간 동안이라도 상태를 점검해 소견을 받아보도록 한다.

■ 작은 결함은 감수

집을 보지도 않고 완벽한 주택 구입 절차를 바라는 것은 무리다. 에이전트, 지인, 홈 인스펙터의 눈에 띄지 않았던 문제점들이 나중에 발견될 수도 있는데 큰 문제가 아니라면 감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에이전트의 판단에 큰 문제가 아닌 것처럼 보였던 셀러측의 실내 장식이 바이어에게는 눈엣가시처럼 보일 수 있다. 주택의 기능상의 문제가 아니라면 리모델링을 통해 수리하는 수밖에 없다.

<준 최 객원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