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교육칼럼/13가지의 이유

2017-06-06 (화) 연주영/웨체스터 씨드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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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웨체스터 학교의 중학교와 고등학교들은 학부모께 통보하여 학생들에게 넷플릭스 오리지널 미니 시리즈인 “13가지의 이유”(13 Reasons Why)를 학생들이 시청하지 않을 것을 당부하고 있다. 하이틴 소설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만든 이 드라마가 왜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일까?

’13 가지의 이유’는 2007년에 제이 아셰(Jay Asher)의 소설로 그를 뉴욕 타임스 어린이도서와 청소년 베스트셀러로 만들었다. 이 소설은 17살의 해나 베이커가 자살로 삶을 마감하면서 자신의 죽음의 이유가 된 13명의 사람들에게 테이프에 남겨 놓은 이야기이다. 그들은 클래스메이트, 선생님과 한 때 그녀의 친구들이었다.

이 책이 큰 이슈가 되는 이유는 두 달 전에 드라마로 각색이 되면서 청소년 관람불가(TV-MA) 등급이 되었고, 음주운전, 성폭행, 마약, 자살이 나오는 장면들이 너무나 자극적이며 선정적으로 생생하게 묘사된 것이다. 그래서 학교에서는 이 드라마를 학생들이 시청해야 한다면 부모들과 함께 보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


많은 아동 심리학자들의 우려와 반대의 목소리가 커지자 제작자측은 긴급히 입장을 표명했다. ‘틴에이저 자살”은 아주 민감한 부분이지만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주제이고 학부모가 경험하지 못했던 사이버 폭력과 십대들에게 노출되는 위험과 유혹들을 인식시키고 싶다고 했다. 그런 면에서는 학부모에게 도움이 되는 자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린 학생들이 너무나 쉽게 스트림하며 볼 수 있다는 점이 염려된다.

나는 “13개의 이유”를 접하면서 “베르테르 효과”(Werther Effect)와 “우울한 일요일”의 멜로디의 그림자를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특히 6월은 기말 고사와 학력고사로 고등학생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호소하는 달인데 이 시기에 너무 폭력적인 드라마를 본다면 정신적으로 안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세계 보건 기구(WHO)에 통계에 의하면 15-19세의 가장 큰 사망 원인은 자살이라고 한다. 이 뉴스를 접한 많은 유명 인사들은 “Speak Up for Kids”라는 프로젝트를 통하여 자신이 겪었던 정신질환과 우울증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이야기 해준다.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도 수영으로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증후군를 이겨낸 경험담을 나누었다.

최근 유명한 ‘백만 가지의 이유”라는 노래가 있다.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하는 백만 가지의 이유가 있다고 해도, 포기 하지 말아야 할 꼭 한 가지 이유가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메시지가 가슴에 와 닿는다. 주인공 한나 베이커는 그 한 가지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연주영/웨체스터 씨드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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