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에이프만 발레단' LA 온다
2017-05-22 (월) 12:00:00
하은선 기자
▶ 발레공연 '차이코프스키'
▶ 뮤직센터서 내달 23일부터
차이코프스키의 위대함과 분열성, 그의 개인사에 숨은 비밀의 진실을 보여주는 발레공연이 다음달 23~25일 LA뮤직센터에 온다.
러시아에서 가장 창조적인 예술가로 극찬 받는 현대 안무가 보리스 에이프만의 발레단이 선보이는 ‘차이코프스키’(Tchaikovsky)로, 감성적 표현의 몸짓언어와 함께 그가 무용에 도입한 철학적 시각이 잘 드러나 있는 작품이다. 지난 주말 무용애호가들의 설레게 했던 스카티시 발레단의 ‘욕망이라 불리는 전차’(Streetcar Names Desire)에 이은 또 하나의 역작이다.
1993년 9월12일 ‘차이코프스키’의 초연 당시 프랑스 신문 르 피가로는 ‘막이 내려간 후에도 오랫동안 당신을 놓아주지 않을 작품’이라고 평했다. 차이코프스키의 강렬하고도 훌륭한 음악뿐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그의 편지들 때문에 이 작품을 하게 되었다는 에이프만은 2막으로 구성된 발레 음악으로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제5번 E단조’ ‘성요한 크리소스톰의 전례가’ ‘현을 위한 세레나데 2·3악장’ ‘이탈리아 카프리치오 곡목 45’ ‘차이코프스키 심포니 제6번 B단조 ’비창‘ 4악장’을 사용했다.
에이프만은 차이코프스키를 두고 “위대한 예술가의 창작과정은 항상 미스터리다. 그것은 그의 사생활을 들여다보는 것만큼 이해하기 어렵다. 일상생활과 창의성 사이의 어디에 경계선이 있단 말인가? 예술가의 인생의 이런 양면에는 즐거움과 고통, 승리와 패배가 섞여 있다. 그들은 열광적인 찬양자와 악의적인 비평가 또는 그들을 숭배하는 자들과 그들을 파괴시키려는 자들에 항상 둘러쌓여 있다. 그들은 사회와 직면한다. 이런 비방 그리고 몰이해의 바다에 직면하여 서 있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차이코프스키의 인생은 자신과의 끊임없는 대화이며 그의 음악은 고통과 번민으로 가득한 고백이다”라고 그의 작업노트에서 밝히고 있다.
창단 40주년을 맞은 에이프만 발레단(Eifman Ballet of St. Petersburg)은 현재 러시아에서 활동하는 유일한 컨템포러리 발레단으로 1977년 ‘레닌그라드 뉴 발레단’이라는 명칭으로 창단되었다. 1975년 키로프 발레단의 ‘불새’를 안무해 세계 무용계의 주목을 받았던 에이프만은 자신의 무용단을 창단한 이후 혁신적이고 심헐적인 안무로 ‘뉴 발레’의 개념을 소개했고 스토리가 있는 발레로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고전에 독창적이면서도 러시아의 강한 색채를 가미한 작품으로 ‘러시아의 국민 예술가’라 칭송 받은 보리스 에이프만은 ‘차이코프스키’ 발레로 1999년 러시아 공연예술계 최고 권위의 ‘골든 마스크상’을 수상했다. ‘차이코프스키’(1993),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1995), ‘레드 지젤’(1997), ‘돈 주앙과 몰리에르’(2001), ‘안나 카레니나’(2005) 등의 대표작이 있다. 2004년 뉴욕시티 발레단의 초대를 받아 에이프만은 ‘뮤자게트’라는 제목으로 발란신을 위한 작품을 헌정했다.
글로리아 커프만 댄스 프로그램인 에이프만 발레단의 ‘차이코프스키’는 오는 6월23일과 24일 오후 7시30분, 25일 오후 2시 뮤직센터 도로시 챈들러 파빌리언(135 N. Grand Ave.)에서 공연된다. 티켓 34달러부터. 온라인 musiccenter.org/eifman 문의 (213)972-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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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프만 발레단이 다음달 선보이는 현대 무용 ‘차이코프스키’의 한 장면. <뮤직센터 제공>
‘러시아의 국민 예술가’로 불리는 안무가 보리스 에이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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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