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 발드릭 재단,소아암 환자 돕기 퍼레이드서 그랜드마샬
3년동안 1만 달러 모아 소아암 치료약 연구개발 기금에 기부
2015년 롱아일랜드 크로스 컨트리 챔피언십 참가 3위 입상도
“제가 힘이 될 수 있다면, 머리 카락은 아무 것도 아니죠.” 채원 비탈리(11)양은 롱아일랜드 플로랄 팍의 유명인사이다.
비탈리양은 이 지역 최고의 어린이 펀드 레이저로, 지난 29일 플로랄 팍에서 열린 세인트 발드릭 재단(St. Baldricks.org)의 소아암 환자 돕기 퍼레이드에서 당당하게 그랜드마샬로 섰다.
비탈리양이 지난 한해 동안 모은 금액은 약 4,000달러로, 모금 운동을 진행한 어린이 중 가장 많은 금액을 모금했다. 2015년에는 약 3000달러를, 올해도 이미 4000달러를 돌파하며 3년 동안 1만 달러 이상을 모았다. 모금액들은 소아암 환자들의 치료약 개발을 위한 연구 기금 마련에 사용된다.
비탈리 양은 현재 ‘삭발한 소녀로 저를 아시는 분들도 있겠지만’으로 시작하는 편지를 배포하고, 인터넷 웹사이트(www.stbaldricks.org/participants/mypage/895106/2017) 홍보를 통해 모금을 진행하고 있다.
어느 날 소아암 환자들의 고통을 알게 된 후, 모금 운동을 진행하게 된 비탈리양은 2015년과 2016년 소아암 어린이 돕기 프로그램에 참여해 삭발을 하는 결단을 내렸다. 삭발을 과감하게 감행한 이유는, 머리 카락이 없는 소아함 환자들과의 연대감을 통해 환자들에게 더욱 힘이 돼 주겠다는 마음에서다.
친구의 여동생도 신경모세포종 4기로, 적지 않은 어린이들이 소아암 등 질병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이야기를 시작한 비탈리 양은 “처음에 머리카락이 사라졌을 때는 어색했지만, 내가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했다”고 첫 삭발 경험을 들려주었다.
뜻하지 않은 삭발 후폭풍을 경험하기도 했다. “소년이 참 예쁘게 생겼다”는 말을 듣기도 하고, 남녀 모두 같은 체육복을 입는 학교 체육 수업 시간에는 남자가 분홍색 운동화를 신었다는 놀림을 듣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머리를 깎았지만, 남자는 아니다”라며 소아암 환자들이 겪는 부당함을 체험하며 맞서기도 했다. “모자를 쓰는 게 어떠냐”는 엄마의 제안에는 소아암 환자들과의 연대감을 위해 머리카락을 자른 건데 모자를 쓰면 의미가 퇴색된다며 거절했다.
좋은 일을 위해서라면 외모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겁 없는 소녀. 비탈리양은 현재에 열정과 용기를 쏟아 붓느라 아직 장래 희망은 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림픽에서 나가서 메달을 딴다는 것만으로도 멋있다”며 역경을 극복하고 세계 최고의 체조 선수로 성장한 시몬 바일즈를 롤 모델로 꼽았다.
바일즈는 약물 중독 어머니에게서 태어났지만, 외조부모 아래서 어린시절 어려움을 이겨내고,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 체조 4관왕 등 미국 체조 역사상 가장 많은 메달을 땄다.
비탈리양은 7년째 체조에 푹 빠져 있으며, 2015년 롱아일랜드 크로스 컨트리 챔피언십에 참가, 3000미터에서 14분에 주파, 3위에 입상하기도 하는 등 도전과 모험을 즐기는 소녀이기도 하다.
비탈리 양은 “소아암 환자 돕기 운동 전과 후의 달라진 점이 있다면, 남을 돕는 것이 정말 멋진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라며 “도와준 많은 이들에게 감사한다”고 전했다. 비탈리 양은 남수경씨와 조셉 비탈리 씨의 2녀 중 차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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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