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낡은 차량 절도는 옛말, 한인 고급차 잇따라 도난당해
▶ 차량털이 피해도 계속
시애틀지역 한인사회에서 폭넓게 활동하고 있는 김모씨는 지난 28일 턱윌라에서 열린 한인단체 모임에 참석했다가 자신의 2015년형 렉서스 CT200을 도난 당했다.
김씨는 이날 오후 6시 시작된 모임에 앞서 차 트렁크에서 책 박스를 몇 개 내리고 다른 책 박스를 넣은 뒤 회의에 참석했다며 밤 8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회의가 끝나 주차장으로 나왔더니 차량이 감쪽같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김씨는 차량 도난신고에 따라 경찰로부터 다음날인 29일 오전 8시30분께 차량 안에 있던 위치추적 칩을 통해 사우스 시애틀에서 발견됐다는 전화를 받고 차를 찾아왔다. 하지만 차량 트렁크에 책자 박스와 함께 들어 있었던 각종 공구 및 일부 귀중품과 차량 안테나가 없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는 “주차 후 물건을 내리고 싣는 모습을 본 도둑들이 값어치가 있는 물건을 트렁크에 다시 넣은 것으로 생각해 차를 훔쳐 달아난 뒤 쓸만한 물건을 챙긴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범인들이 차량 문을 연 뒤 전선을 연결해 시동을 걸었으며 당시 가솔린이 30~50마일 정도분 밖에 남아 있지 않아 멀리 가지 못하고 적당한 곳에 멈춰 물품을 챙긴 뒤 차를 버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열쇠가 없으면 시동을 한 번 걸었다 끈 뒤엔 다시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벨뷰 서머셋 지역에서도 집 앞에 주차된 고급차량이 감쪽같이 사라진 절도사건이 최근 2건 잇달아 발생했다.
경찰 관계자는 “전에는 1990년대 초반 제작된 어코드 등 일제 차량이 문이 쉽게 열려절도범들의 타겟이 됐지만 요즘엔 절도범들의 기술도 크게 발전해 고급차량도 쉽게 훔쳐 달아난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절도범들이 멀리서 차량 문을 열고 닫는 차 주인의 리모컨 센서를 포착, 그 주파수를 이용해 고급 차종도 쉽게 문을 연다. 이들은 전선을 이어 시동을 건 후 한적한 장소로 옯겨 차 내 물건이나 값이 나가는 차량 부품 등을 뜯어낸 뒤 차량을 유기하는 수법이 일반화해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이젠 고급 차종도 안심할 수 없다며 경보장치를 부착하거나 실내 차고에 주차하는 등 스스로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인들의 차량 털이 피해도 계속되고 있다. 노스 시애틀의 이모씨 자매는 지난 25일 그린 레이크에 산책갔다가 차 유리창이 박살나고 트렁크에 있던 가방도 도난당했다.
이씨는 “목격자들에 따르면 내가 주차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내 차 옆에 주차한 도둑들이 다짜고짜 유리창을 깨고 트렁크를 열어 가방을 훔쳐 달아났다”면서 “절도범이 주변에서 보고 있다가 트렁크에 가방을 넣는 것을 보고 범행한 것 같다”고 말했다.
따라서 트렁크를 포함해 차량 안에는 아무 것도 두지 않는 것이 좋지만 가방을 트렁크에 꼭 넣어야 할 경우는 도착한 후가 아니라 출발할 때 넣는 게 피해를 조금이라도 막을 수 있다고 그녀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