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병기 의사/시인을 추모하며

2017-03-19 (일) 11:18:43 최연홍 시인, 버지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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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에게도 천사라는 말을 쓸 수 있다면
나는 감히 의사 시인 이병기에게
그 말을 쓰리라

2년전 윤동주를 사랑하는 모임이 사라질 무렵
그는 천사처럼 지상에 내려와
윤동주 문학회를 살려놓았네

2개월마다 정확하게 모임을 열고
외래강사를 모셔와 강연을 듣고
회원들의 작품 낭송을 듣고 논평을 나누고


이사진을 구성하고 함께 십자가를 지고 가야 한다는
그의 언약은 부드러웠지만 번쩍이는 칼날이었네
가장 부드러운 사람의 가장 견고한 말

거기서 출발해 2년
윤동주 문학회는 한국 밖에 존재하는 유일한
윤동주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사랑하는 모임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이 가람 이병기 선생과 같아서
은빛 실개천이라는 은천이라는 호를 쓰는 겸손한 시인
윤동주가 사랑할수 있는 지상에서 가장 겸손한 의사

환자를 돌보듯 윤동주 모임을 돌보는 착한 남자
이 세상에서 천사라는 말을 부칠수 있는 유일한 사내
윤동주 문학회 초대회장 은천 이병기

2개월에 한번 만나는 모임 후
밤하늘 별을 바라보며 별헤는 친구들,
모두 윤동주같은 사람들, 다정하여라

그에게 하늘의 축복이 내리기를 우리 모두 소원하네

<최연홍 시인, 버지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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