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신기증 제대로 이해해야”

2017-03-10 (금) 12:54:39 서필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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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버그린 와셸리 니콜 백 코디네이터 강조

▶ 장례 절차 등 한국어 상담

“시신기증 제대로 이해해야”
워싱턴대학(UW) 의과대학이 운영하고 있는 시신기증 프로그램을 최근 일부 한인노인들이 장례식 대안으로 오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각별한 주의가 당부된다.

139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는 노스 시애틀 에버그린 와셀리 장례식장 한인 장례 코디네이터 니콜 백씨는 “UW 의대에서는 연구와 해부 교육 목적으로 시신기증 프로그램 ‘Willed Body Program’을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일부 한인들이 이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받지 못해 이 프로그램이 마치 장례식 대안으로 인식해 이로 인해 곤란해진 사례가 최근 몇건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경우 사망 후 기증이 받아들여 지지 않아 결국 유가족들이 급작스럽게 장례식과 화장을 준비해야 하는 황당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백씨는 말했다.

백씨에 따르면 시신기증이란 사망 후 의학교육과 연구를 위해 시신을 기증하는 것으로 기증을 원하는 사람들이 생전에 사후 시신기증 등록서를 작성해 병원측에 제출하면 학교측으로부터 등록이 접수됐음을 확인받는 안내서와 카드를 받게 된다. 그러나 시신기증 신청을 접수한 것을 마치 시신기증이 확정된 것으로 잘못 아는 경우가 허다하다.


백씨는“UW은 시신기증이 거부됐을 때를 대비해 유가족들에게 장례일정을 미리 준비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기증이 받아들여지는 비율은 매우 낮으며 시신의 상태, 사망이 이루어진 장소, 전염성 질병으로 인한 사망 여부, 피부질환 유무, 비만 유무, 연령이 적고 많음 등 많은 조건들에 충족돼야 기증은 받아들여 진다.

기증된 시신은 1달~3년 동안 대학에서 해부 및 연구에 사용된 뒤 남아있는 신체부위가 화장된다. 화장 절차 후 유골은 UW측이 노스 시애틀의 에버그린 와셸리에 마련한 공동 묘지에 매장하거나 유가족이 원하는 경우 가족들에게 유골함으로 반환한다.

백씨는 “본인의 사망 후 UW에서 모든 사후 처리를 해줄 거라고 가족들에게 고지한 뒤 아무 준비를 하지 않으신 상태에서 갑자기 상을 당할 경우 가족들이 엄청난 혼란을 겪게 되고 경황이 없는 상황에서 이것저것 결정을 내리다 보면 장례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오를 수 있다”면서 “생전에 장례를 준비하면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망자의 마지막 가는 길을 깨끗이 매듭 지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백씨는 “에버그린 와셸리 장의사는 장레 비용의 5~10%를 다운페이하고 할부로 비용을 납부하는 특별 프로그램과 월 30달러 정도의 비용으로도 장례를 준비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중으로 한인들을 대상으로 장례에 관한 지식을 알리고 교육하는데 힘써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언제든지 사무실을 방문해 한국어로 장례 절차와 계획에 대해 상담받을 수 있으며 한국어가 서툰 2~3세 자녀들이 영어로 부모님이 준비한 장례 플랜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고 백씨는 설명했다.

백씨는 “연세가 많거나 거동이 불편한 분들의 필요에 따라 직접 한인 고객들을 찾아가 장례에 대한 설명을 드리기도 하니 많은 한인 고객들의 관심과 문의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문의: (206)765-7388

<서필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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