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예비심(Preliminary hearing)을 통과한 사건만 본심에서 사건 내용(Merits)을 심의한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재판에 있어서 예비심 제도가 있었다면, 예비심에서 탄핵소추가 적법하게 이루어졌는지를 심의하고, 법리나 절차상에 문제가 있었다면 예비심에서 기각(Dismiss) 했어야 했다. 적법하게 탄핵소추가 이루어졌을 경우에만 다음단계인 사건(Merits) 심의가 이루어졌어야 하는데, 한국에는 이러한 예비심을 거치지 않고 바로 사건 심의를 시작하는 것이 미국과 다른 점이다.
이번 대통령 탄핵 사건은 예비심에서 기각됐어야 할 사건이었다. 법리나 절차상의 이슈는 사실(fact)에 관한 의견과 달리 논리적 사안이기 때문에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될 수 있는 사건이었다. 따라서 극한적으로 대립된 민심을 평정하는데도 크게 도움이 될 수 있었다.
한국의 특수한 절차 때문에 예비심과 본심이 구별되지는 않았지만 판결 단계에서 법리와 탄핵소추 절차상의 하자를 근거로 기각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할 경우 재판부는 증언이나 증거에 대한 논평을 내놓을 필요가 없다.
예비심이 있었다면 다음과 같은 법리와 절차상의 하자를 발견했을 것이다.
1. 탄핵사유로 제시한 13개 법률 위반 혐의를 개별적으로 국회의 승인을 받지 않고 한 묶음으로 처리한 것이 결격사유다. 모든 범죄는 구성요건(Elements)이 다르고 모든 요건이 충족 되어야만 범죄가 성립된다는 점으로 보아 예비심을 통과할 수 없었을 것이다.
2. 비선조직 국정농단이 어느 법률을 위반했는지 위반한 법률 조항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탄핵 소추서에 대통령의 법률 위반 조항이 없다면 탄핵소추는 예비심을 통과할 수 없다. ‘법‘을 위반했을 경우가 아니고 ‘법률’을 위반했을 경우를 탄핵사유로 제한하고 있는 헌법을 직시해야한다. 법(Law)은 광범위한 옳음을 나타내는 명사지만 ‘법률(Statute)’은 국회가 제정한 법조문이다.
3. 형사 불소추권을 갖는 대통령에게 유죄판결을 내리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 하기 때문에 ‘법률을 위반했을 경우’의 탄핵 필요조건을 성립시킬 수 없는 현실 하나만으로도 예비심을 통과 할 수 없었을 것이다.
4. 모든 피고는 재판에서 유죄판결을 받을 때까지 무죄로 추정한다는 헌법규정에 의해서도 대통령의 유죄를 증명할 방법이 없음도 예비심에서 기각 됐어야 할 이유다.
5. 탄핵 소추장에 신문기사를 증거로 첨부한 것 역시 어불성설이다. 신문기사는 전문(Hearsay) 중에 전문이다.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하여 공을 국회로 돌려보내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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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탁 변호사/ 페어팩스, 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