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애틀‘송유관 반대’중심에

2017-01-25 (수) 11:2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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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2개 송유관 건설 재협상 행정명령에 시위

▶ 인디언 부족 등 시위 이어가기로

환경파괴 논란을 빚어온 ‘키스톤 송유관’과 ‘다코다 대형 송유관’건설 재협상을 허용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는 시위가 시애틀에서 지속적으로 열릴 것으로 전망돼 시애틀이 트럼프의 반 환경정책의 중심에 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키스톤 XL 송유관’과 ‘다코다 대형 송유관’등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승인을 거부해온 2대 송유관 신설을 재협상하도록 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의 행정명령 서명이 보도되자 시애틀 지역 인디언 부족들과 환경 운동가들은 이날 밤 시애틀 다운타운 웨스트 레이크에 모여 이 행정명령 서명에 반대하는 가두 행진 시위를 벌였다. 이번 시위에서 퀴널트 인디언부족의 파운 샤프 회장은 “우리 모두에게는 자손들에게 물려줄 소중한 비전과 미래를 갖고 있다”며 “우리는 어떤 권력도 우리로부터 이것을 빼앗지 못하도록 결속해 투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시애틀 시위와 유사한 반대 시위가 미 전역 각지에서 열렸고 ‘다코다 대형 송유관’ 신설에 반대해 온 ‘스탠딩록 시욱스 인디언 부족’은 재소송 불사를 천명하기도 했다.
먼저 키스톤 XL 프로젝트는 캐나다 앨버타주부터 서북미지역인 몬태나주를 거쳐 네브래스카주를 잇는 송유관 신설 사업이다.

미국 내 기존 송유관과 연결되면 텍사스 정유시설까지 캐나다산 원유 수송이 가능해져 하루 83만 배럴의 원유가 미국으로 흘러들어오게 된다.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환경오염 우려를 이유로 2015년 11월 이 사업을 불허했다. 다코다 대형송유관 건설 역시 지난해 말 오바마 정부에 의해 제동이 걸린 사업이다.

미국 4개 주를 가로지르는 1,200마일에 달하는 이 송유관 건설은 현재 미주리 저수지 1.100피트 구간을 제외하고는 완성됐다. 하지만 오바마 정부는 이 송유관이 인디언 보호구역인 스탠딩 록 구역을 지나 문화유적 파괴 우려가 크고 식수원을 오염시킬 수 있다면서 마지막 구간의 건설을 불허한 뒤 포괄적 환경영향평가를 요구한 바 있다.

이 같은 송유관이 워싱턴주와는 거리상 직접 관련이 없지만 시애틀에서 반대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워싱턴주가 친환경정책의 선두자리에 있는데다 인디언부족을 대표할 수 있는 대도시라는 점이 작용하고 있다.

시애틀시 에드 머리 시장과 데보라 와레즈 시의원도 24일 시위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시위를 준비한 머클슛 인디언 부족의 레이첼 히튼은 “트럼프의 서명은 인디언 커뮤니티와의 협상과 우리의 가치를 무시하는 행위”라며 “우리는 이 프로젝트가 사라질때까지 평화적으로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결국 송유관 반대를 위한 시위가 시애틀에서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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