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W이효경씨 첫 소설 <아를, 16일간의 기록>
▶ ‘북소리’서 보인 열정에 큰 박수 쏟아져

지난 14일 열린 UW ‘북소리’에서 참석자들이 최근 첫 소설을 펴낸 이효경 사서에게 축하를 보내고 있다.
워싱턴대학(UW) 한국학도서관 이효경 사서가 최근 펴낸 첫 소설 <아를, 16일간의 기록>은 한마디로 ‘40대에 빠진 사랑이야기’이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단어 가운데 어쩌면 그 대상이 가장 많을 지도 모를 ‘사랑’이라는 것이 나이에 상관없이 찾아왔을 때 그것에 몰입해 있는 순간이 가장 행복했으며 역시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었던 순간임을 재차 일깨워주는 소설이다.
이씨가 매달 한인 교양프로그램으로 주관하고 있으며 2017년 새해 첫 행사로 지난 14일 열린 UW 북소리는 그야말로 책과의 삶을 살고 있는 그녀가 정식 소설가로 데뷔하는 자리였고, 진부하고 지루한 일상에 매몰돼 있는 우리들에게도 뭔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격려를 주는 자리였다.
이날 북소리 강사는 이효경씨 자신이었으며, 자신의 첫 소설을 가지고 ‘책ㆍ그림ㆍ음악 그리고 여행’이란 주제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대학진학을 앞둔 두 아들을 두고 있으며 40대 중반의 전문직 여성인 이씨가 외교관 생활을 하다 하늘나라로 떠난 형부의 책을 갖고 서울서 시애틀로 돌아온 뒤 접하게 된 ‘세기의 화가’반 고흐에 관한 책을 읽은 뒤 그에게 빠지게 된다. 자신의 표현대로 반 고흐의 그림과 글에 대해 흠뻑 빠져 1년 가까이 지내다 결국 반 고흐가 말년에 1년3개월간 살면서 가장 많은 작품을 남겼던 프랑스 아를로 16일간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를 그린 자전적 소설이다. ‘아를’은 프랑스 남부에 위치한 도시로 고흐가 말년에 지냈기 때문에 그의 영혼이 살아 숨쉬는 곳으로 불린다.
이씨가 읽었던 글이 반 고흐와 그의 동생인 테오와 주고받은 편지가 많았고 이들 사이에 느껴졌던 형제애, 그리고 이씨 본인과 언니와의 이야기 등이 교차하면서 아를로의 여행, 그리고 소설로까지 이어지게 됐음을 보여준다.
책과 글쓰기를 남달리 사랑하는 이씨는 지난 2015년 9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시애틀 온라인 미디어인 ‘시애틀N’에 이 소설을 연재한 뒤 출간까지 하게 됐다.
‘반 고흐’와 가장 발음이 비슷한 ‘반고은’이라는 필명으로 고흐의 그림과 함께 자아를 찾아 떠나는 여행 소설형식을 빌렸다.
이 소설은 이씨가 아를로 떠났던 여행기록이지만 반 고흐의 작품 이야기는 물론 작가가 여행에서 느낀 사람과 풍경, 그리고 사유 등을 담고 있어 사색적이면서도 고흐의 상징이었던 노란색의 따뜻함이 가득하다.
이날 ‘북소리’ 강좌를 찾은 한인들은 한결같이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뭔가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보인 뒤 책까지 발간한 이씨에게 큰 박수를 보냈다.
이씨는 “뭔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지루한 삶을 변화시키는 촉매가 되는 것 같다”며 “소설이 인생의 표현이고, 우리 모두가 삶을 살아가는 소설가인 만큼 사랑의 날개를 담은 이야기로 채워지는 삶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진설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