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펌프업/ 타운센드 해리스 고교 졸업 김수연 양

2017-01-09 (월) 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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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통 겪는 모두에게 노래로 희망 주고 싶어요”

펌프업/ 타운센드 해리스 고교 졸업 김수연 양
모범생에서 왕따와 정체성 혼란으로 우울증 고통
음악으로 시련 이겨내고 지난해 한국서 가수 데뷔

“고통을 겪는 모든 이들에게 노래로 희망을 전하고 싶어요.”

한인 2세 김수연(19•미국명 크리스티나)양은 여느 또래처럼 꿈 많은 소녀지만 동시에 조금은 특별한 10대다. 김양은 지난해 한국에서 앨범을 내고, 가수로 데뷔했다. 아직 대중적으로 크게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조바심은 없다.


두 달이 걸릴 준비를 2주 만에 마칠 정도의 열정과 재능으로 작곡가들에게 인정을 받으면서 더 큰 꿈을 향한 가능성을 찾았기 때문이다. 특히 싱어송 라이터라는 꿈에 한발 짝 내딛게 됐지만 무엇보다 극도의 고통을 딛고 거둔 성과이기에 앨범은 남다르게 다가오고 있다. 노래를 좋아하고 음악을 사랑하며 한없이 밝게만 보이는 김양의 뒤에는 평범하지 않은 경험들이 있다.

타운센드 해리스 고교의 모범생이었던 김양은 3년 전, 심각한 우울증을 앓기 시작했다. 자신에게 찾아온 변화를 극복하고, 희망과 자신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내면과 싸우는 것은 이제 일상이 됐다.

뉴욕에서 태어난 자란 2세임에도 능통한 한국어 실력과 우수한 성적을 자랑하며 밝게만 보였던 김양의 내면에서는 정작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아무도, 그녀 자신도 눈치 채지 못했다. 언제나 모범생으로 선생님들의 사랑을 독차지했지만 오히려 독이 됐고 왕따를 당하기 시작했다.

브롱스 사이언스고와 라과디아 예술고, 타운센드 해리스고 등 명문 특목고를 두고 행복한 진학 고민에 빠졌을 정도로 최고 우등생이었던 김양이었지만 2세로서의 정체성 혼란, 자신을 혹독하게 다그치는 완벽주의 등으로 결국 우울증의 고통을 겪게 된 것.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 김양은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혹독한 10대의 막바지를 보내야 했다.

하지만 이때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게 해 준 힘은 자신의 ‘숨과 피’라고 스스로 정의할 정도로 사랑하는 음악이었다. 병상에서 노래를 듣고, 흥얼거리고, 작곡을 한 것이 우울증을 이겨내려는 의지를 서서히 되살렸고, 꾸준히 학업을 지속, 리전트 시험을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하고 동기 친구들과 함께 2015년 가을 고교를 졸업했다.

지난해 음반을 내며 자신의 한계에 도전을 했던 김양은 앞으로 싱어송 라이터로서 성장하며, 고통 속에 허덕이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음악으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한인 동포 출신으로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확고하게 다진 아이린이나 윤미래와 같은 가수가 되는 것이 꿈이라는 김양은 “어려움을 극복해온 의지와 힘을 이제는 나만의 새로운 장르와 음악 세계를 만들어가는 데에도 사용하고 싶다. 또한 나와 같은 고통을 받는 이들에게 음악을 통해 희망을 주고, 그들의 삶과 영혼에서 함께 하며 힘이 되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김양은 소방 설비 업체를 운영하는 퀸즈 포레스트 힐의 김용전씨와 카타리나 이씨의 1남 2녀 중 첫째다.

<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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