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전문가 기고]](http://image.koreatimes.com/article/2016/11/30/20161130183202581.jpg)
이상협 경제학과 교수 하와이 대학교 한국학연구소장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및 한국, 또는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불확실성의 증대”, “미국인 우선 및 보호무역”, “친기업”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유럽?아시아와 추진하던 자유무역협정을 중단하고 기존 무역협정도 손보겠다고 공언해왔다. 또 중국 제품에 대해서는 고율의 관세를 매기고 한국과 중국 등 일부국가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등, 고강도의 보호무역주의를 공공연히 천명한 바 있다. 또한 비자를 축소하고 미국인을 우선 고용하는 비자정책을 언급한바 있으며, 감세 등으로 기업에 조세 혜택을 주고, 경기를 부양하며 인프라 투자를 통해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공약을 선거중에 내걸었다. 이러한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이 현실로 이루어진다면 이는 미국은 물론 전세계 경제에 큰 파급효과를 몰고 올 것이 분명하다. 이론적으로 보면, 이러한 정책들은 장기적으로 미국과 세계 모두에게 득보다 실이 많은 정책이다. 과거 전례를 보면 보호무역주의로 인해 통상마찰이 증가되는 선례들도 많이 있다. 통상마찰은 외교마찰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은데, 보호무역주의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 심지어는 유럽과 미국이 충돌할 가능성도 있다. 국경을 접하고 있는 멕시코는 무역 및 이민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는 나라로서 트럼프의 당선으로 가장 큰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주요 수출국인 중국은 말할 것도 없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통해 아시아의 통상주도권을 다시 회복해보려던 일본도 허탈한 느낌이 없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에서 실제로 어떤 경제정책이 나올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트럼프 당선인이 말하는 모든 정책들이 현실화될 경우 미국 및 세계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할 것이나, 실제 행정부나 입법부 내에서 이런 정책들의 현실 타당성을 검토 하는데는 많은 제약과 시간이 걸린다. 트럼프 당선자 또한 폐기하겠다던 오바마케어를 대신 수정할 것이라고 언급하는 등 이미 공약을 그대로 실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고 나섰다. 트럼프 당선자가 내세운 공약들이 이론적으로 맞지 않고, 현실과 괴리된 것들도 많아, 그것이 실제로 전개될 모습의 예측을 더 어렵게 하는 것도 불확실성을 증가시키는 요인이다. 한국과 트럼프 당선인 모두 서로에 대해 지식이 부족하다는 점도 불안 요인이다.
어느 경우라도 미국 정부 정책에 따라 영주권이나 취업비자가 축소되거나 취득이 어렵게 되었던 과거의 경험으로 볼 때, 한국사회와 동포사회, 특히 미국 이민이나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트럼프 행정부의 자국민 우선 정책이 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쉽게 예측해 볼 수 있다. 트럼프의 경기부양, 친기업, 투자증진 정책이 본격화될 경우 인플레이션과 이자율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부유층에 대한 세금감면은 장기적으로 국가부채를 늘리는 결과를 불러올 것이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친기업 정책 등이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하여 주가가 오르거나, 일부 산업 분야, 예컨대 건설 등의 산업분야는 활성화될 수 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자를 보필하는 눈에 띄는 경제참모가 현재로는 보이지 않아 전반적 경제정책의 향방은 아직도 안개속이다. 예상치 못했던 트럼프 당선인의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정책 앞에서 모두가 불안감을 갖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미래는, 냉정하게 계획을 세우고, 끈기있게 고난을 헤쳐가고, 정당하게 힘을 키워가는 사람들의 편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윤곽을 드러낼 때, 이에 대해 빠르고 정확한 정보를 얻고, 냉철하게 분석하고, 이에 대해 대비를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