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변 도로통제·비행금지…쇼핑시즌과 겹치며 연말 북새통 예상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새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뉴욕 맨해튼 한복판의 58층짜리 트럼프타워는 '뉴욕의 백악관'으로 변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집과 집무실, 대선캠프가 이곳에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여기서 측근들과 정권인수 작업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대선 다음 날인 9일부터 주변에 관광객은 물론이고 일반 시민의 보행도 제한하며 '철통 경호'에 들어갔다.
하늘도 마찬가지다. 미 연방항공청(FAA)이 10일 'VIP 동향' 경호 차원에서 트럼프타워 주변 비행금지를 지시했다. 고도 914m 밑으로의 비행이 금지되며, 이를 어기는 비행기는 군대의 공격을 받을 수도 있다.
'뉴욕 5번가 725'가 주소인 트럼프타워는 명품 숍이 즐비한 뉴욕의 가장 화려한 패션가인 5번가가 센트럴파크를 만나는 지점 근처이다.
연중 관광객으로 넘쳐나는 곳이다. '뉴요커 한 명이 대통령이 되는 대신 가장 바쁜 네거리 하나를 잃었다'는 말이 나온다.
트럼프타워의 서쪽에 있는 정문 앞으로 5번가가 지나간다.
차량은 다니지만, 인도는 통제되고 있다. 경찰이 철제 바리케이드, 콘크리트 장벽, 모래를 가득 실은 트럭들로 인도를 차단하고 삼엄하게 경계하고 있다.
도로 건너편 인도는 트럼프타워에 렌즈를 맞춘 언론의 취재 경쟁, 트럼프타워를 배경으로 '셀카'를 찍는 관광객 등으로 북적이고 있다.트럼프타워 바로 옆 가게는 귀금속 브랜드 '티파니'다. 문을 열었으나 정문 출입이 제한되는 바람에 손님들은 옆문을 이용해야 한다.
업무용 빌딩인 트럼프타워 안의 식당, 가게들도 영업은 하고 있으나 손님들은 건물 북쪽의 출입문에서 보안검색을 받아야 들어가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건물 남쪽에 동서로 가로놓인 56번가는 차량도, 사람도 전면 통제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동선을 가려야 하는 경호상의 이유로 검은 차단막이 세워진 이쪽 출입문을 이용한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내년 1월 20일 공식 취임하면서 이 부근의 모든 경계가 해제된다.
그러나 뉴욕시의 전날 기자회견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에 안 가고 화려한 뉴욕의 집에서 계속 살 수도 있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그런 일은 없을 것 같다"고 일축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으로 이사하기 전까지 몇 달 동안 뉴욕 경찰과 백악관 비밀경호국(SS)이 굉장히 강력한 경호 계획을 마련했다. (시민들이) 좀 불편하긴 할 것이다"라고 양해를 구했다.
이달 말 추수감사절 연휴 후 '블랙프라이데이'를 시작으로 미국은 본격적인 쇼핑시즌이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그래도 연휴인데 밝은 쪽으로 보자"면서도 트럼프타워 주변 전체가 북새통을 겪을 것이라는 점을 굳이 부인하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