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의 글은 지난주에 소개한대로 1999년에 쓴 나의 “키”라는 제목의 칼럼을 읽고 내 칼럼에 등장하는 브라이언 오 학생의 아버지인 오대환 씨가 그 당시에 쓴 답 글이다. 오대환 씨의 동의를 받아 나눈다. >>
이제 30대 중반 나이의 청년이 된 그 학생은 토마스 제퍼슨 과학고등학교 졸업 후 프린스턴 대학에 진학했고 지금은 할리우드의 유력 영화제작사에서 중역으로, 시나리오, 감독 그리고 배급사 선정과 제작 투자자 확보 등의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제작한 작품으로는 헝거 게임과 디즈니 영화 신데렐라 등이 있고 현재는 로그-스타워즈 스토리와 더티댄싱 리메이크를 제작 중이라고 한다. 한인들이 아직 많이 진출하지 못한 분야에서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게 참 자랑스럽다. 계속 훌륭한 작품을 만들고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는 좋은 선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엊그제 스프링필드에 사는 오랜 친구의 부인이 전화를 했다. 마침 아내가 부재 중이라 내가 전화를 받게 되었는데, 어떤 한 신문에 우리 둘째 아들의 이야기가 실려 있으니 읽어보라는 것이다.
칼럼 속에서 학생의 이름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우리 애의 졸업식에 참석했던 이들 부부는 금방 칼럼 속의 학생이 우리 애라는 것을 알고 전화를 했던 것이다.
그 신문을 살펴보니 이곳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으로 활발한 활약을 하고 있는 문일룡 변호사의 교육칼럼 안에 우리 둘째 애가 등장했다.
그 칼럼을 요약하면, 문 변호사가 미국사회에서 교육위원으로 활동하는 중 키가 작아서 가끔 불편한 점이 있었는데 한번은 키가 크지 않은 한인 학생이 학생회장으로 있는 토마스 제퍼슨 고등학교 졸업식장에서 받침대의 도움 속에 키 차이가 많이 나는 부회장인 여학생과 공동으로 졸업식을 자연스럽게 이끌어 가는 것을 보고 많은 감동을 받았다는 이야기다.
문 변호사처럼 나 역시 작은 키이고, 아내도 크지 않다. 그래서 중학교까지만 해도 비교적 큰 키였지만 고등학교 4년 동안에 1인치 밖에 자라지 않은 둘째 아이가 이 곳 미국 학생들과 비교할 때 키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다. 문 변호사의 칼럼 속에서 등장하는 부회장 여학생은 학교 농구부에서 탁월한 재능을 발휘했던 6피트가 넘는 학생이라면, 우리 애는 조정 팀과 레슬링 팀 주장으로 활동하면서 단련된 크지는 않지만 당당한 체격을 소유하고 있다.
훤칠한 키에 아무 옷이나 잘 맞는 체격이라면 좋겠지만 그게 어디 자기 마음대로 되는 것인가? 다행히 하느님은 매우 공평하시어 큰 키 대신에 우리 애들에게는 또 다른 장점들을 주신 것 같다. 우리 부부가 대중 앞에 나서기를 싫어하는 성격과는 달리 다행스럽게도(?) 우리 애들은 보이스카웃에서 단련된 것인지, 비교적 능동적이고 지도력이 있으며 다른 학생들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포용력이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지금은 대학교 3학년인 큰 애 역시 같은 고등학교에서 학생회장을 지낸 바 있다.
나는 업무 관계로 가끔 직장 동료들과 해외출장을 가게 되는데, 한번은 키가 6피트 이상이며 몸무게가 250파운드가 훨씬 넘는 직장동료와 유럽여행을 한 적이 있다. 나는 본인의 여객기 좌석에 비교적 여유있게 앉을 수 있었는데, 그 동료는 긴 다리를 어쩔 줄 몰라하며 자신의 좁은 좌석에 앉아 있는 모습이 보기에 너무나 안쓰럽게 느겼던 적이 기억된다. 그에게는 키가 큰 것이 그 상황에서는 핸디캡임에 분명한 것이며, 키가 작았던 나에게는 아주 다행이었던 것이다.
아내가 약사인 우리 집에는 가정상비약인 우황청심환은 없어도 받침대는 없어서는 안 되는 상비품이다. 둘째 애가 졸업장에서 받침대를 자연스럽게 쓰게 된 것도 집에서 이미 잘 훈련(?) 되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우리가 문 변호사에게 받침대 하나를 선물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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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일룡 변호사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