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 자신 소유 골프장 여직원 안 예쁘면 자르려 해”

2016-09-29 (목) 01:2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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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 타임스, 골프장 직원 법정 증언 입수 보도

미국 공화당 대통령 선거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자신 소유 골프장 여직원 중 아주 예쁘지 않으면 해고하려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거듭된 여성 비하 발언으로 대선 국면에서 여성 표 흡수에 어려움을 겪는 트럼프에게 전해진 또 다른 악재다.

미국 일간지 로스앤젤레스(LA) 타임스는 랜초 팰로스 버디스에 있는 트럼프 내셔널 골프장 직원들의 법정 증언을 입수해 29일 젊고 예쁜 여자에 집착하는 트럼프의 성향을 전했다.


LA에서 남쪽으로 약 48㎞ 떨어진 랜초 팰로스 버디스에 자리한 트럼프 내셔널 골프장은 2005년 개장했다. 트럼프가 남부 캘리포니아 주에서 소유한 최대 부동산이다.

LA 타임스는 밥 먹을 시간과 쉴 시간을 충분히 제공하지 않는 골프장 측의 처사가 캘리포니아 주 노동법에 어긋난다며 이를 제소한 골프장 직원들의 법정 증언 등을 토대로 트럼프의 여성 시각을 소개했다.

2008년까지 골프장 식당 책임자로 일한 헤일리 스트로저는 "트럼프가 매니저들에게 식당 여종업원이 아주 예쁘지 않으면 이들을 해고하고 더 매력적인 여성으로 바꿀 것이라고 말하는 장면을 수차례 목격했다"고 말했다.1년에 이 골프장을 찾는 횟수가 손에 꼽을 정도지만, 트럼프는 올 때마다 늘 이 말을 잊지 않았다고 스트로저는 덧붙였다.

이 탓에 비상이 걸린 매니저들은 트럼프가 올 땐 식당에 좀 더 예쁜 여성을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

트럼프의 측근들은 골프장 직원들에게 트럼프의 성향을 지속해서 주입했다.

스트로저는 "트럼프의 경호원 출신으로 나중에 트럼프 회사의 부사장이 된 빈센트 스텔리오가 나를 보더니 뚱뚱한 여직원을 해고해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트럼프는 비만인을 싫어하고 골프장에 머물 때 그런 뚱뚱한 사람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다른 골프장 총책임자도 뚱뚱한 여성을 싫어하는 트럼프의 성향 탓이라며 트럼프가 골프장에 올 때마다 비만 여성을 감출 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직원들은 또 트럼프가 여직원의 직무 능력보다 외모를 중시하고 골프장에 머무는 동안 시중을 드는 여직원에게 부적절하고 깔보는 언사를 했다는 증언도 이어졌다.

식당 매니저인 찰스 웨스트는 "한 번은 트럼프가 니콜이라는 젊고 매력적인 여직원을 보더니 회의 석상에 데리고 오라고 했다"면서 "니콜이 오자 트럼프는 회의 참석자들에게 '보세요. 미녀를 찾으러 할리우드에 갈 필요가 없어요'라고 한 뒤 니콜을 향해 '유대인 남성을 좋아하느냐'고 물었다"고 했다.

40대 기혼 여성 직원인 마랄 볼사히안은 트럼프가 방문할 때마다 그의 부적절한 언행 때문에 불편했다고 술회했다.그는 "트럼프는 성인인 내게 만날 때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소녀'라는 식의 표현을 했다"면서 "나중에 나의 기혼 사실을 듣고도 트럼프는 늘 내게 '여전히 결혼생활이 행복하냐'고 물었다"고 진술했다.

웨스트는 또 "골프장 운영 총책임자가 '젊고 매력적'이라는 항목을 식당 여직원 채용의 최우선 순위로 고려했다"고 말했다.

동료 사이에서 능력 있는 직원으로 통하던 한 여성은 얼굴에 난 여드름 때문에 식당에서 음식 서빙을 못 하게 되자 결국 일을 관두기도 했다.

2007∼2011년 골프장 식당에서 음식을 나른 60세 베테랑 여성 직원 게일 도너는 "오로지 젊고 예쁘기만한 직원들이 정작 일을 잘하지 못해서 실망했다"고 회고했다.

이런 증언에 대해 트럼프 회사를 대변하는 변호사는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쓸데없는 주장"이라면서 "그런 주장은 트럼프 회사의 운영 방침에 어긋난다"고 반박했다.

트럼프는 과거 여성을 개 또는 돼지로 부르고 미스 유니버스에 뽑힌 여성에게 '미스 돼지', '미스 가정부'라고 칭해 비판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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