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손흥민 또 터졌다

2016-09-28 (수)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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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엔 챔스리그서 결승골…토트넘, CSKA 모스크바에 1-0

▶ 시즌 출장한 5경기서 5골 기록, 4경기선‘맨 오브 더 매치’

손흥민 또 터졌다

손흥민(왼쪽)이 선제 결승골을 터뜨린 뒤 어시스트를 해준 에릭 라멜라(가운데), 토비 알더베일런드와 함께 환호하고 있다.

손흥민(토트넘)의 발끝에 불이 붙었다. 이번엔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결승골을 터뜨려 이번 시즌 5게임에서 5골을 뽑아내는 불같은 맹위를 이어갔다.

손흥민은 27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아레나 CSKA에서 펼쳐진 CSKA 모스크바와의 대회 조별리그 E조 2차전 원정경기에서 후반 26분 선제 결승골을 뽑아내 토트넘의 1-0 승리를 견인했다. 2주전 런던 웸블리 구장에서 벌어진 조별리그 홈 1차전에서 AS모나코(프랑스)에 1-2로 패했던 토트넘은 손흥민의 결승골 덕에 힘겨운 모스크바 원정에서 값진 승점 3을 따내며 1승1패(승점 3)를 기록, 이날 바이엘 레버쿠젠(독일)과 1-1로 비긴 모나코(승점 4, 1승1무)에 이어 조 2위로 올라서며 16강 희망을 살려냈다.

해리 케인, 에릭 다이어, 대니 로즈, 무사 뎀벨레, 무사 시소코 등 부상 중인 주전급 선수 5명을 영국에 남겨두고 러시아로 날아온 토트넘은 이날 빈센트 얀센을 최전방 원톱에 세우고 손흥민은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내보냈다.


하지만 전반 내내 우세한 경기에도 불구, 전반 34분 델리 알리의 기습적인 중거리슛이 크로스바를 때리고 아웃되는 등 좀처럼 골이 터지지 않은 채 0의 균형이 이어졌다. 최근 손흥민의 활약상을 잘 아는 CSKA는 손흥민 쪽으로 볼이 가면 2~3명이 달라붙는 등 그를 집중 견제했다.

손흥민은 후반 시작과 함께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자리를 옮겼고 후반 8분 에릭 라멜라의 슈팅이 굴절된 후 흘러오자 바로 왼발로 감아 찼으나 볼은 왼쪽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활발한 공세에도 불구, 좀처럼 돌파구가 열리지 않자 모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마침내 후반 21분 얀센을 빼고 조지스-케빈 은쿠두를 투입해 그에게 왼쪽 측면을 맡기고 손흥민을 최전방 제로톱으로 올리는 작전으로 변경했고 결국은 5분 뒤 손흥민의 발끝에서 결승골이 터졌다.
손흥민 또 터졌다

골을 터뜨린 뒤 모리시오 포체티노 감독과 포옹하는 손흥민.


후방에서 토비 알더베일런드가 길게 연결해준 패스를 받은 라멜라가 페널티박스 안으로 살짝 찔러준 볼을 침투한 손흥민이 오른발로 때렸고 볼을 CSKA 골키퍼 이고르 아킨페예프의 오른팔과 오른발 사이를 뚫고 굴러서 골라인을 넘어갔다. 이미 조별리그 1패를 안은 상황에서 주전 5명이 빠진 상태로 나선 원정 2차전 승리를 안겨준 천금 같은 골이었다.

최근 정규리그 3경기에서 총 4골을 몰아치며 3경기 모두 ‘맨 오브 더 매치’로 선정됐던 손흥민은 이날 맹활약으로 또 한 번 ‘맨 오브 더 매치’로 뽑히며 이번 시즌 토트넘의 에이스로 떠올랐다. 포체티노 감독은 경기 후 구단 트위터를 통해 “소니(손흥민)가 불을 뿜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면서 “그로 인해 매우 기쁘다. 그의 골들은 팀에 매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손흥민은 이날 결승골로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6번째 골을 기록하며 박지성이 보유하고 있던 챔피언스리그 한국인 최다 골 기록(5골)을 넘어섰다.

레버쿠젠(독일)에서 뛰던 2014-15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5골을 기록했던 손흥민은 이날 토트넘에서 챔스리그 첫 골을 기록하며 총 6골을 기록하게 됐다. 그는 또 아시아 선수로는 박지성에 이어 두 번째로 두 개의 팀에서 챔피언스리그 골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박지성은 PSV 아인트호벤(네덜란드) 시절 2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3골 등 챔피언스리그에서 총 5골을 기록했다.

한편 토트넘은 이번 주말 또 한 번의 빅게임이 기다리고 있다, 바로 정규리그 6연승을 포함, 이번 시즌 10전 전승을 기록 중인 맨체스터 시티와의 홈경기다. 손흥민은 최근 뽑아낸 5골이 모두 원정경기에서 기록한 것이어서 이번엔 홈팬들에게 리그 선두 맨시티를 상대로 골 폭풍을 이어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손흥민은 맨시티와의 경기가 끝나면 곧바로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카타르-이란 2연전을 위해 한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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